트럼프, 러중 겨냥 "정신차릴 때까지 핵 증강"…INF파기 또 위협

"러 협정 준수 안해, 中도 포함돼야…나를 상대로 게임하면 안돼"
러 방문 볼턴 "많은 국가가 중거리핵미사일 개발…中·北도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준수와 중국의 협정 당사국 포함을 주장하며 러시아와 체결한 INF의 파기를 거듭 위협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거지원 유세를 위해 텍사스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협정을 끝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러시아는 협정의 정신이나 협정 그 자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을 거론, "그들(중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핵무기를 증강할 준비가 돼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우리는 그것(핵무기)을 증강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누구보다 많은 재원이 있다"고 말한 뒤 핵무기를 증강하겠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가 협정 준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중국이 협정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협정을 파기하고 핵 무력 증강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들이 (준수)할 때 우리는 (핵무기 증강을) 멈출 것이며, 멈출 뿐 아니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들이 스마트해질 때까지 누구도 우리에 근접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NF 파기 위협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위협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여러분이 원하는 누구에게든 위협이다.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다.(우리와)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누구든 포함된다"면서 "나를 상대로 게임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 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천692기를 폐기하는 성과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우리는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협정 당사국인 러시아를 방문 중인 가운데 나왔다.

볼턴 보좌관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모스크바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국가안보 수석 격)와 만나 회담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러시아가 협정상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볼턴 보좌관은 또 냉전 시대와 달리 현재는 많은 국가가 중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양자협정은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많은 국가'에는 중국과 북한도 포함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