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옛 수산시장 4차 강제집행 또 무산…상인-집행관 '충돌'

'이전 거부' 상인 등 500여명 반발…집행 시도 2시간 만에 집행관 철수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불법점유한 상인들에 대한 4번째 강제집행이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또다시 무산됐다.법원 집행관, 노무 인력 300여명과 수협이 고용한 사설경호업체 100여명은 23일 오전 8시 15분께 노량진수산시장 구(舊)시장에서 상인들이 점유 중인 자리와 부대·편의시설을 대상으로 명도 강제집행에 나섰다.

하지만 신(新)시장 이전을 거부하는 상인으로 이뤄진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과 민주노점상전국연합 회원 등 500여명이 구시장 입구에서 막아서면서 강제집행은 오전 10시 5분께 중단됐다.

앞서 수협은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청해 2017년 4월 5일과 올해 7월 12일, 9월 6일에도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집행이 무산된 바 있다.이날 집행 과정에서도 상인 측과 집행관 측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상인들은 "강제집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시장 진입을 막았고, 집행관 측은 진입을 시도하면서 충돌했다.

양측의 몸싸움이 격해지면서 경찰이 개입해 중재했지만, 경찰이 빠지면 다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충돌과 대치가 반복됐다.경찰은 충돌 등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력 300여명을 투입했다.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는 "현대화사업으로 억울하게 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현대화사업은 이미 실패한 것"이라며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수협은 "일부 불법 상인들의 명분 없는 말 바꾸기로 노량진시장이 3년째 혼란을 겪고 있다"며 "명도집행 이후 노후 시설물 철거와 영업폐쇄 조치 등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협은 상인들이 2009년 체결한 양해각서와 2011년 탄원서 등을 통해 시장 현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입장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이전을 반대하면서 쟁점으로 삼은 점포 면적 문제 역시 상인들 스스로 결정한 사항으로, 현대화사업도 이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세워진 지 48년 된 노량진 수산시장은 이전부터 시설 노후화 등이 지적돼 2004년부터 국책 사업으로 현대화가 추진됐다.

2009년 4월 시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현대화사업 기본계획 설명회가 열렸고, 시장 종사자 투표 결과 판매 상인 80.3%·중도매인조합 73.8%가 사업에 동의했다.

신시장은 2016년 3월 문을 열어 첫 경매를 치렀지만 구시장 상인들 일부가 이전을 거부하며 수협과 갈등을 빚어왔다.노량진 수산시장 강제집행 충돌…상인-집행관 '고성·몸싸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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