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거점도시 육성 나선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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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에 산학융합지구 조성 내달 첫 삽1959년 국방부 과학연구소가 인천 해안가(현재 고잔동 부근으로 알려짐)에서 발사한 2단 로켓에 이어 이듬해 11월 인하대 병기공학과 학생들은 인천 송도앞바다(현재 동막 인근)에서 자체기술을 만든 소형로켓 발사에 성공한다.
영종도에 항공정비·물류단지 확대
서구에는 드론산업 육성...인증센터도 설립 추진
일자리 창출 등 항공산업 거점도시 도약
인천시가 국내 최초 현대식 로켓발사의 태생지와 세계 최고의 공항서비스를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도시 연관성을 항공산업 육성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인하대·인천공항공사 등 지역 주요 기관들도 인천시의 공항경제권(항공산업) 구축에 동참하고 나섰다.시는 송도국제도시에 항공 관련 산학융합지구를 조성해 항공우주캠퍼스와 연구개발시설을 건립한다. 영종도에는 항공정비(MRO)와 항공 물류단지를 특화시키고, 서구에 드론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등 인천을 항공산업의 거점도시로 만들기로 했다.
◆항공 관련 산합융합지구 조성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인천산학융합지구는 1만6500㎡ 규모의 부지에 항공연구 및 개발, 항공산업 육성에 따른 교육기관 등 항공산업 인프라를 생산하는 곳이다. 우주항공캠퍼스와 항공연구 및 교육시설 조성을 위해 다음달에 공사를 시작해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국비 120억원, 시비 245억원(인천공항공사 100억원 지원 포함), 인하대의 부지 제공 등 총 58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8월 인천시와 업무제휴를 맺고 1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 산학융합지구가 조성되면 항공산업 중소기업들의 역량이 강화되고, 공항 및 항공분야 전문인재의 양성기반이 마련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도 시의 항공산업 육성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 대학은 송도에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제공하고, 기계공학·항공우주공학·메카트로닉스학과 등 관련학과를 2020년까지 우주항공캠퍼스로 이전을 추진한다. 1만㎡규모의 항공우주캠퍼스에는 인하대 학생 등 항공관련 전공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 520명이 연구활동을 하게 된다.
시는 또 지난해 인하대와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설립한 ‘인하대·NASA 심우주탐사 국제공동연구센터’와 네덜란드 ‘국립항공우주연구소(NLR)’를 인천에 유치하기로 했다. 나사의 심우주탐사 국제연구센터는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우주를 오가는 발사체 개발을 위해 지난해 인하대와 공동으로 설립됐다. 지난해부터 6년간 34억5000만원의 정부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네덜란드의 NLR은 항공안전, 여객기의 운항효율성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항공연구소다. 시 관계자는 “세계적인 항공연구소가 송도에 자리잡으면 인천은 항공산업 연구와 교육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정비단지는 2만여 명 일자리 창출 가능
시는 항공정비(MRO)산업 육성을 위해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영종도의 114만㎡ 항공기정비단지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1단계로 50만㎡를 우선 항공정비단지로 개발한다. 이 사업은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하는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사업과 함께 2023년까지 병행한다. 시 관계자는 “항공정비단지가 활성화되면 현장근무 4000명은 물론 지원인력까지 합하면 2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는 공항 인근에서 항공정비 산업이 활성화되면 제조업 단지인 남동·주안·부평공단의 부품산업도 생기가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매년 항공정비로 지출하는 약 3조원의 수리비 중 절반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이학재 국회의원(바른미래당·인천서구갑)은 지난 19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천에 MRO 특화단지를 만들면 항공사들이 정비를 위해 해외에 의존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동남아의 MRO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선·특송화물 급증...물류단지 확충 필요
시는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항공물류 시설을 건립할 수 있는 단지 확충에도 나선다. 현재 영종도의 항공물류단지(1,2단계)에는 이미 98% 입주했으며, 추가로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시 항공과의 설명이다. 이미 조성된 인천공항 물류단지 1단계(99만2000㎡)와 2단계(55만3000㎡)에 이어 3단계 물류단지(32만㎡)가 인천공항 인근에 조성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선화물과 전자상거래를 통한 해외직구 등 특송화물의 지속적인 증가는 공항 인근의 물류단지 확대 필요성을 가져온다”며 “외국의 비즈니스 방문객들이 공항에 내려 인근에 있는 물류단지에서 바로 제품을 확인하고 회의를 갖게 되면 업무의 추진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천공항 물류단지에는 글로벌 해외 직구 사이트 '아이허브(iHerb)'의 글로벌배송센터(GDC) 입주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에 공항 물류단지에 입주한 반도체 패키징·검사 전문기업 스태츠칩팩코리아는 공항과 연계한 물류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영종도에 10만117㎡의 부지에 신공장을 완공하면서 입주했으며, 2016년에는 인근 12만7010㎡ 규모의 부지에 추가 공장을 건설했다. 전체 근무인원이 2800명에 달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공항 전체 부지 54㎢ 가운데 17.3㎢가 경제자유구역이기 때문에 인천공항공사와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022년까지 인천국제공항 개발이익의 10%인 총 881억원(추정치)을 영종·용유·무의 인근의 기반시설 등에 재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인천공항 인근의 항공정비·물류단지 조성에 따른 교통망 시설 확충 등에 탄력을 받으면서 공항경제권 구축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시는 또 항공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서구에 드론사업 전용비행장, 드론 인증센터 구축 등 드론산업 선점에 나섰다. 수도권에서 드론을 날리면서 테스트할 수 있는 곳은 인천 서구 청라지역이 유일하다는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권혁철 시 항공과장은 “공항의 전통적인 교통기능이 항공정비, 항공인력 양성, 여객·화물 수요의 창출, 복합시설 조성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