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최대 정적 체포영장 기각에 '타격'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23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마카티 지방법원은 전날 트릴라네스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과 출국정지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해군 장교 출신인 트릴라네스 의원은 2003년 반란과 2007년 쿠데타 기도 혐의로 기소됐지만 전임 행정부 때인 2011년 모두 사면받았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8월 말 트릴라네스 의원이 사면 신청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면을 취소하자 사법부가 반란과 쿠데타 기도 혐의를 나눠서 각각 다른 재판부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쿠데타 기도 혐의를 맡은 이번 재판부는 "트릴라네스 의원에 대한 공소가 2011년 기각됐고 이는 불가역적"이라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두테르테 대통령의 사면 취소 결정이 위헌은 아니라면서도 "트릴라네스 의원은 2011년 당시 사면 신청서를 적법하게 제출했다"고 두테르테 대통령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말 반란 혐의를 다룬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도 트릴라네스 의원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 곧바로 보석을 허가해 트릴라네스 의원을 풀어줬다.트릴라네스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과거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은행계좌에 24억페소(약 500억원)의 비자금을 숨겨놓았다고 주장하며 당국의 조사를 촉구하는 등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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