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흑자전환…대형 OLED 돈 벌기 시작했다

3분기 영업이익 1401억원

3분기 만에 적자 벗어나
LCD 패널 값 일시적 반등
환율 상승도 실적 개선에 도움
대형 OLED, 5년 만에 이익

4분기·내년 전망은 '흐림'
中기업, LCD 라인 공격 확장
중소형 OLED 수율도 변수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오른 데다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부문에서 5년 만에 흑자를 낸 덕분이다. 하지만 4분기에 LCD 패널값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짝 흑자’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 OLED 흑자 전환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7~9월)에 매출 6조1024억원, 영업이익 1401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5%, 76.1% 감소했지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에 영업손실 983억원을 냈고 2분기에는 적자폭이 2281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LCD 부문이 중국발(發) 공급 과잉에 따른 패널값 하락 여파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3분기에는 LCD 패널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하면서 LG디스플레이 실적에도 숨통이 트였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40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해 6월 140달러에서 올 6월 72달러로 떨어졌다가 3분기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9월에는 81달러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LCD 라인 생산직의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소재·부품비 절감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부문에서 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용 패널을 양산하며 시장을 개척했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를 비롯해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소니, 필립스 등 글로벌 TV 제조사를 중심으로 ‘OLED 진영’이 15개로 늘어났다. 2013년 20만 대였던 OLED TV 판매량은 지난해 170만 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감가상각 때문에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OLED TV 패널 부문의 흑자전환을 계기로 OLED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중소형 OLED 수율 확보가 관건

하지만 4분기와 내년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생산라인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판매가격이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탈(脫)LCD’와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CD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에 1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OLED 매출 비중을 지금의 10%에서 4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형 OLED 공급을 늘리기 위해 중국 광저우 8.5세대와 경기 파주 10.5세대 공장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중소형 플라스틱 OLED 사업도 내년 실적 개선 여부에 큰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95%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이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6세대 플라스틱 OLED 라인인 E6-1이 일정 수율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수율이 기준 이하면 막대한 감가상각 부담을 져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라인에서 애플 아이폰용 OLED 패널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올해와 내년은 OLED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중요한 시기”라며 “OLED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LCD 부문의 차별화 전략을 가속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