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UHD보다 4배 선명한 QLED 8K…삼성전자, 차세대 TV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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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선보인 QLED TV삼성전자가 크기와 화질을 무기로 한 ‘QLED 8K’를 선보였다. 차세대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이 제품은 양자점(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해상도 7680×320의 제품이다. 해상도란 하나의 화면을 이루는 점의 숫자다. 8K는 4K 초고화질(UHD)보다 4배 더 또렷하다. 차세대 TV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프리미엄 TV 시장 빠르게 장악
유럽 이어 이달 美시장서도 판매
올해 250만, 내년 400만대 전망
저해상 영상을 8K 고화질로 변환…밝기·소리도 장면에 맞춰 '최적화'
업계 첫 'AI 화질변환' 기술 적용
TV가 스스로 분석해 영상 보정
'HDR10플러스' 혁신기술 탑재
10개 이상 명암비…색채감 선명
UHD TV 全 라인업에 적용
지난 9월 퀀텀닷 기술에 8K 해상도를 접목한 QLED 8K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유럽 시장을 시작으로 이달 한국과 미국 판매에 돌입했다. 일각에선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소비자의 수요보다 기술력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삼성전자의 판단은 달랐다. 과감하게 조기 출시를 결정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무기로 8K TV 시장을 이끌겠다는 자신감이다.“프리미엄TV 시장 주도권 잡는다”
지난 8월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내년 CES부터는 8K 제품 라인업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질 것”이라며 “삼성이 8K 제품을 풀 라인업으로 접근하면 다른 제조사도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8K TV의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확신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런 자신감은 혁신 제품을 쏟아내며 업계 최고 위치를 지킨 그간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2012년 UHD(4K)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LG전자를 선두로 소니, 하이센스, 하이얼 등 이미 시장에는 UHD TV가 대거 출시돼 있는 상태였다. 콘텐츠 부족 문제로 대중화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2013년 1월 삼성전자가 UH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TV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를 기점으로 UHD TV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2012년 11월에 2013년 UHD TV 시장 규모를 15만 대로 예측했던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두 달 만에 예상치를 50만 대로 수정했다. 5월에는 다시 93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 UHD TV 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커지자 당시 시장조사업체들은 UHD TV 시장 규모 전망치를 몇 달마다 계속 큰 폭으로 수정하기 바빴다.
실제 UHD TV 판매량은 2013년 160만6200대, 2014년 1000만대를 돌파하며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기적의 신화 다시 쓴다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더욱 도드라졌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단숨에 경쟁사들을 제치고 UHD TV 시장을 선점하는 저력을 보였다. 2014년 UHD TV 매출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34.3%로 LG전자(13.7%), 소니(10.3%), 하이센스(8.3%) 등과 격차를 벌리며 시장을 압도했다. 2015년 1분기 UHD TV 패널 시장(수량 기준)에서도 점유율 28.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QLED TV’를 선보였을 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퀀텀닷 기술을 채용한 ‘QLED TV’를 시장에 선보였다. 출시 초기만 해도 몇몇 미디어에서는 이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대당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43.6%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QLED에 8K라는 날개를 달다
올해로 출시 2년차를 맞은 QLED TV는 2013년 처음 양산된 OLED TV에 비해 시장 진출 기간은 짧지만 최근 무서운 속도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HIS는 최근 나온 보고서를 통해 QLED TV 판매가 지난해 150만 대 수준에서 올해 250만 대, 내년엔 4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관측했다. 경쟁 모델인 OLED에 비해서도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IHS가 이번달에 내놓은 전망치를 보면 내년 한해 OLED TV는 36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 비해 QLED TV 판매량은 이보다 많은 4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삼성전자는 최근 퀀텀닷 기술에 8K 해상도를 접목한 QLED 8K를 앞세워 8K TV 시장 저변 확대 및 주도권 선점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TV 시장의 트렌드가 70인치 이상 대화면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차세대 TV 시장은 8K 화질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삼성의 판단이다. 70인치 이상부터는 4K와 8K 간의 화질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것도 이 같은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 ‘QLED 8K’는 8K 해상도에서 오는 뛰어난 선명도, 퀀텀닷 소재의 풍부한 색재현력과 디테일 등을 통해 최상의 TV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특히 삼성 QLED 8K는 업계 최초로 저해상도(SD급) 영상을 8K 수준으로 변환해 주는 ‘8K AI 화질변환’ 기술을 적용해 콘텐츠 부족 문제도 해결했다.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8K AI 화질변환은 TV가 스스로 수백만 개의 영상을 학습하고 분석한 알고리즘을 토대로 솔루션을 제공해 높은 정확도와 효율성을 자랑한다. 어떤 저해상도의 영상이 입력되더라도 밝기·블랙·번짐 등을 보정해 최적화된 고화질로 자동 변환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화질뿐만 아니라 사운드까지 영상에 맞춰 최적화한다.
제품 경쟁력으로 차세대 TV 시장 선도
삼성 QLED 8K에는 ‘HDR10플러스’라는 혁신 기술도 적용됐다. HDR은 밝은 부분을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함으로써 영상의 입체감을 높이고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최대한 비슷한 화면을 만들어 내는 영상 기술이다. HDR 영상을 소비자가 보기 위해서는 영상 제작 단계부터 영상을 보여주는 기기에 이르기까지 같은 HDR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업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HDR 대표 기술은 ‘HDR10’이다.
HDR10은 할리우드 영화사, 콘텐츠 배급사, 영상기술 업체, TV 제조업체들이 모여 설립한 ‘UHD 얼라이언스’에서 채택한 개방형 HDR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퀀텀닷을 적용한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HDR10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HDR10플러스를 선보였다.
HDR10플러스의 최대 장점은 영상의 장면마다 그 장면에 최적화한 밝기 재현 정보를 활용해 최적의 명암비로 HDR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면 특성에 무관하게 한 가지 밝기 재현 정보를 사용하면 전체 영상 분위기보다 어두운 특정 장면에서는 영상 제작자의 의도보다 화면이 어둡게 보이거나 밝은 장면에서는 색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수 있다. HDR10플러스는 한 장면에서도 10개 이상의 포인트에서 다른 명암비를 적용할 수 있어 색채감이 매우 선명하다.
삼성전자는 QLED TV뿐 아니라 UHD TV 전 라인업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HDR10플러스 기술을 업계에 오픈 소스로 공개한다. 누구라도 이 기술을 사용해 영화와 게임 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TV업계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 HDR10플러스 기술 확산을 통해 TV 영상의 기준을 한층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대의 혁신제품들을 쏟아내며 세계 TV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이미 UHD TV와 퀀텀닷 기술을 앞세운 QLED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QLED 8K만의 제품 경쟁력으로 차세대 TV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