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불법 취업' 공정위 전관, 청사 자주 방문해 로비"

유희동 의원 "KT 취업 전관 91회 출입…SK·CJ 합병 막으려는 시도" 주장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적 취업 알선으로 대기업에 취업한 전관 17명이 청사에 빈번히 출입해 상임위원을 비롯한 현직 직원을 만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KT 재취업자의 방문이 전체 방문 횟수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기 위한 로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은 공정위로부터 받은 취업 알선 재취업자의 공정위 출입기록을 토대로 이렇게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8월 공정위 퇴직자 불법 취업 등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총 17명의 퇴직자가 조직적인 취업 알선으로 대기업에 재취업했다고 밝혔다.이들은 2012년 4월∼작년 6월 기아차, 롯데쇼핑, 롯데제과, 삼성물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신세계페이먼츠, CJ텔레닉스, LG경영개발원(2명), GS리테일, KT, 포스코건설, 하이트진로, 현대건설, 현대백화점에 재취업했다.

이 17명이 취업 뒤부터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진 지난 6월까지 공정위 청사에 출입한 횟수는 총 224회였다.

특히 KT 재취업자는 2013∼2017년까지 세종 청사와 서울사무소, 대전사무소 등을 총 91회 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유 의원은 이 전관이 2015∼2016년 공정위에 19번 방문하는 등 집중적으로 출입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공정위는 KT의 경쟁사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을 심사하는 상황이었다.

평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임위원을 5차례 만났고, 합병 관련 업무를 하는 기업결합과, 경제분석과, 심판총괄과, 소비자심판과 등도 방문했다.공정위는 결국 2016년 7월 이 합병이 통신 시장의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불허했다.

이런 점을 볼 때 유 의원은 KT 전관의 방문이 경쟁사의 합병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공정위의 조직적 도움으로 대기업에 재취업한 17명이 할 일이 없어서 혹은 안부 인사차 224회에 걸쳐 공정위를 방문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대기업 재취업자들이 공정위에 출입한 시기 해당 기업의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