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부족' 시인한 김동연 "이게 우리 현실이고 실력이다"

"더 나갔으면 했는데…"
이익단체·與 일각에 막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지난 24일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과 관련해 “규제 완화 방안이 부족했던 게 우리 현실이고 우리 실력”이라며 “저는 (규제 완화 강도가) 더 나갔으면 하는 생각은 솔직히 가지고 있었다”고 25일 말했다. 이익단체와 정부 여당 일각의 반대에 가로막혀 핵심 규제를 완화하지 못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전날 발표한 공유경제 대책에 승차공유(카풀), 도심 내 숙박공유, 원격의료 등 핵심 규제완화 방안이 빠져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대책 발표 전 경제장관회의에서 규제 완화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며 “제가 장관들에게 부처 장관이 아니라 국무위원으로서 이야기를 하자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전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김 부총리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계획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 허용 등에 대해서도 찬반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총리는 “그런 과정과 격론을 거쳐서 나온 정도가 어제 대책”이라며 “저희도 노력을 하겠지만 상당 부분은 정치의 영역이고, 사회적 대타협이 선행되지 않으면 (규제 완화는) 정부만 혼자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올해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인 18만 명은 달성하기 어렵다고 김 부총리는 내다봤다. “정부의 올해 일자리 18만 명 증가 전망을 수정 안 하느냐”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김 부총리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와 경제 부처의 경제 라인이 다 물러나야 시장과 기업에 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고 지적하자 김 부총리는 “경제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면 저를 포함해 여러 사람의 거취가 대수겠냐”고 답변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