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공지능이 창의성마저 갖게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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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가 된 알고리즘기계는 단순 계산이나 반복 업무만 한다. 과연 그럴까. 2016년 이세돌을 이겼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이듬해 ‘이세돌을 이긴 과거의 자신’에게 100전 100승을 거뒀다. 이 ‘알파고 제로’는 기존 인간의 지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했다.
신간 《다빈치가 된 알고리즘》은 ‘창의성이 과연 인간만의 전유물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문화예술학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는 “기계의 창의성에 감탄하는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예술도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제작하는 법을 주입하지 않아도 기계 스스로 훨씬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인공지능이 이끄는 인공창의(Artificial Creativity)의 시대다. “기계가 창의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때는 지났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게 됐고 그렇다면 인공창의에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할 것인가를 모색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그렇다고 ‘위기’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창작의 고통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기계가 보여주는 놀라운 능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여유를 보인다. 세탁기나 청소기, 자동차나 인터넷이 그러했듯 기계가 더 잘하는 일은 인간이 위임해왔다. 다만 의도를 갖고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다. 부정이나 거부가 아니라 협력을 통해 기계의 창의성을 이용하는 것은 인간에게 달려 있다.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인공창의를 어떻게 이득이 되는 선택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재박 지음, MID, 328쪽, 1만7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