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남북관계·북미관계 개선 속도 같을 수 없어"

"교황 방북 여부 지켜봐야…성사시 北변화·개방 계기될 것"
"나의 도전은 현재진행형"…모교 연세대서 특강
"장관으로서 저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입니다.외교부가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려 합니다.

"(강경화 장관)
25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모교인 연세대를 방문해 '글로벌 시대의 리더십과 한국외교'를 주제로 강연했다.강 장관은 197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73학번 강경화'라는 소개로 강연을 시작한 강 장관은 대학과 유엔, 외교부 등에서의 경험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사례 등을 거론하며 후배들이 "과거의 방식과 틀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는 한국 외교가 마주한 북핵·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강 장관은 남북교류와 비핵화 협상 과정에 한국과 국제사회 간 속도 차이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핵심 당사자다.

우리가 여기에 살고 있고 북핵문제와 평화정착은 우리의 일"이라며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개선 등 여러가지 나아가는데 있어 모두 속도를 똑같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 장관은 "전반적으로 (국제사회와) 조율하고 있고 핵없는 평화가 정착된 한반도가 궁극적 목표라는 큰 흐름은 모두가 함께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이뤄질 경우 의미에 대해서는 "교황님의 의지는 분명히 있지만 과연 실현될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교황청이 많은 것을 고려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뤄진다면 북한의 변화와 개방,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하나의 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 강 장관은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의 개방의 폭을 넓히면, 많은 관여가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인권 논의를 달리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밖에 강 장관은 미국 유학 후 교수직을 희망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 등으로 결국 이루지 못해 '좌절감'을 느꼈던 사연, 1970년대 대학생으로서 겪은 남녀차별 등도 소개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여러 사회적 편견, 유리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러분 앞에 예상 못할 시련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모이고, 그 경험이 축적되면 언젠가 지금은 상상 못할 자리에 계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원했다.

이번 강연은 외교부가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 차원에서 진행하는 대학 특강 프로그램의 하나로, 강 장관은 앞서 이화여대(4월)와 우석대(9월)에서도 같은 취지 행사를 가졌다.행사가 열린 대형 강의실에는 강 장관의 대중적 인기를 보여주듯 일찍부터 학부생 5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