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사이판 국제공항, 이르면 28일 운항 재개"

한국인 관광객 1천700여명 발 묶여…오늘 운항재개 시기 발표
1명 사망, 주민 840명 대피소 수용…"이재민 수 더 늘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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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태풍 '위투'가 덮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섬 남서쪽 해안 대형 리조트에서 25일 새벽 객실 유리창이 파손돼 비가 들이치자 한국인 투숙객들이 아래층 복도로 몸을 피한 모습. 사진=한국 관광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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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태풍 '위투'의 여파로 폐쇄된 사이판 국제공항의 운영이 이르면 28일 재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관련 사정에 밝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사이판 국제공항은 27일까지 활주로 잔해제거 작업을 마치고 이르면 28일 제한적으로나마 운영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 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공항이 일부 파손되고 활주로에 장애물이 있어 제거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28일부터 주간에 이착륙하는 항공사는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활주로 유도등이 망가진 까닭에 야간 이착륙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항공과 제주 항공, 티웨이 항공 등 한국 항공사들이 운용 중인 사이판 취항편은 대부분 야간에 운항한다.

이와 관련해 해당 항공사들은 현지당국과 이착륙 시간을 주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이판 공항 당국은 26일 중 운항 재개 시기와 구체적인 운항 스케줄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항공사들은 운항 스케줄이 잡히는 대로 대체기를 투입해 관광객들을 신속히 귀국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최대풍속 시속 290㎞의 강풍으로 세력이 커진 위투는 전날 사이판을 포함한 15개 섬으로 이뤄진 북마리아나 제도를 휩쓸고 지나갔다.재난 당국은 이로 인해 최소한 한 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사이판은 전신주가 넘어지고 차량이 바람에 밀려 뒤집힐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 피해가 큰 상황이며, 공항이 폐쇄되는 바람에 한국인 관광객 1천700여명이 발이 묶였다.
일각에선 발이 묶인 한국 관광객 중에 한 학교에서 단체로 사이판을 찾은 학생 300여 명이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천여 명으로 알려진 사이판 현지 교민들도 고통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사이판을 담당하는 우리 공관인 괌의 하갓냐 한국출장소 관계자는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최소 4가구가 지붕이 날아가는 피해를 봤다.

정전과 단수가 계속되고 주유소 영업이 중단돼 비상 발전기조차 돌릴 수 없어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공항 운영이 재개되는 시점에 맞춰 신속히 (관광객과 교민들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도 현지당국의 도움을 받아 사이판에 직원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을 데리고 사이판을 찾았다가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 오모(37)씨는 "여행사는 물론 현지의 한국 외교부 직원들에게서 아직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이판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들은 모든 걸 스스로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태풍이 잦아들고 도로를 메웠던 잔해가 어느 정도 치워지면서 사이판 현지에선 이날 아침부터 차량 통행이 재개되고 복구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신주 800여 개가 쓰러지거나 기울고 변압기가 다수 파손된 까닭에 전력 공급은 여전히 끊겨 있다.

북마리아나제도 현지 매체는 공공기관과 학교 등도 모두 문을 닫았고 사이판 항도 폐쇄된 상태로 언제 운영이 재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섬내 곳곳에 마련된 대피소에는 현재 840여명의 주민이 수용돼 있지만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이재민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랄프 토레스 북마리아나제도 주지사는 도로 곳곳의 잔해와 끊어진 전선 때문에 외출하기엔 아직 위험하다면서 "응급요원들이 아침부터 열심히 일하고 있다.그러니 가급적 집 안에 머무르며 개인 소지품과 가족을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