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능선 넘은 국감…평양선언 비준·최저임금 공방

野 "평양공동선언 비준은 위헌" vs 與 "적법한 절차"
소득주도성장·단기일자리 논란…한국, 이해진에 '드루킹 댓글사건' 질타
여야는 국회 국정감사 종료를 사흘 앞둔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 비준과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국회는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9개 상임위에서 국감을 진행했다.
외교부를 상대로 한 외통위의 종합감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이 '위헌'이라며 공세를 폈다.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군사합의서를 국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이 셀프 비준한 건 분명 위헌으로, 국회를 무시하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도 "판문점선언이 평양선언을 포괄하는 '모법'이라는 개념으로 보고 문 대통령이 평양선언을 비준했는데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민주당은 이에 '북한과 맺은 합의나 약속은 조약이 아니어서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도 아니다'라며 한국당의 공세에 대응했다.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는 국제법상 국가적 관계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한 관계라는 이중성을 불가피하게 갖고 있다"며 "평양공동선언은 재정부담과 입법사항을 수반하지 않으므로 국무회의 비준으로 합당하다"고 짚었다.
여야는 국방부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의 군사법원 국감에서도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의 정당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의 사업별 비용, 정부재정 지원 추계를 해달라고 했는데 정부가 안 했다"며 "국회 비준동의가 안 된 상태에서 후속 합의에 해당하는 군사합의서를 비준했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공격했다.

반면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군사합의서에 재정적인 부담을 지우거나 입법사항에 관한 내용이 있느냐. 비준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느냐"며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질의하면서 비준의 정당성을 부각했다.
환노위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선 최저임금 인상과 문재인정부의 단기일자리 정책이 화두였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 쇼크의 원인이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폐기를 촉구하는 동시에 단기일자리 대책은 통계조작을 통한 가짜일자리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쟁점 현안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다른 정책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최저임금이 인상된 지 1년 반이 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10개월밖에 안 됐다.

그 부분을 확실히 하고 싶다"며 야당의 공세에 대응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의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는 정부가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61개 단체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것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펼쳐졌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중기부가 문재인정권의 시녀로 전락해 소상공인을 압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이에 "아니면 말고 식, 침소봉대, 윽박지르기가 난무하고, 중기부 국감이 소상공인연합회 국감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국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정무위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대형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을 비판했다.

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삼성생명이 약관을 모호하게 해놓고 보험금 지급 거절에 많은 사업비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고,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삼성생명은 국민을 기만하려는 것인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는 증인으로 출석한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른바 '드루킹 댓글사건'과 관련해 한국당 의원들의 십자포화를 받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네이버가 작년 대선 당시 드루킹 댓글조작의 장(場)을 제공해 민주주의 파괴의 공범자가 됐다고 몰아붙였다.
행정안전위는 울산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농림축산식품부 등을 상대로 각각 국감을 했다.국방위는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체를 찾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