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쇼핑몰 뒤엔 창신동이 있다

봉제산업 '부활의 날개' 펴다

1000여곳 봉제공장 운집
대부분 5인 미만 영세 사업장
국내 봉제공장은 서울에만 2만3000여 개 등 전국적으로 5만여 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가구주택에서 간판도 없이 운영되는 곳이 많아 정확한 숫자가 집계되지 않는다.

서울 창신동은 동대문시장 의류 제조업의 배후 클러스터로 알려진 곳이다. 1000여 곳의 봉제공장이 모여 있다. 국내 의류산업이 활발했던 1990년대에는 3000개가 넘었다. 재단 및 봉제공장과 이를 보조하는 후처리·마무리공장, 원단 판매업체 등이 모두 모여 있다. 영업장은 평균 전용면적 36㎡에 불과하다.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50~60대 부부가 가정집에서 미등록 사업자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지역 관계자의 설명이다.창신동은 국내 경공업 발전과 봉제산업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6·25전쟁 이후 청계천을 중심으로 의류산업이 발달하면서 창신동 일대는 봉제 노동자의 거주지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청계천 일대의 생산 공장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창신동 일대 주택가로 흩어지게 됐다. 창신동이 지방에서 올라온 노동자의 주거지역인 동시에 일시적인 수요 급증에 따른 봉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영세 하도급업체의 집단지가 된 것이다.

서울역 근처인 만리동, 청파동, 서계동 일대도 가내 수공업형 봉제공장이 밀집한 지역이다. 1970년대부터 인근 남대문시장의 발전과 함께 조성됐다. 사업자 등록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식 통계는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봉제공장만 20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 내 봉제업체 밀집 지역을 도심권, 남부권, 동북권, 서북권 등으로 나눠 패션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동대문패션지원센터와 성동토탈패션지원센터 등에서 영세 의류 봉제업체에 판로 확보와 마케팅 강화, 장비 지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