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매크로 원천봉쇄 못 해…뉴스 편집 않는 게 근본 대책"

'랭킹 뉴스 폐지' 제안에 "검토해보겠다"
"해외기업 따라가기 벅찬 상황…어렵고 불리한 싸움"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6일 뉴스 댓글을 기계적으로 조작하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관련, "매크로 자체를 기술적으로 원천봉쇄하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이 GIO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드루킹 사건' 등 댓글 조작사건과 관련한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의 질의에 "우리 서비스에서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을 안타깝고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매크로라는 것은 사람이 하는 것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다"며 "전 세계 모든 인터넷 업체가 겪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GIO는 이어 "편집한 뉴스에 관심이 과도하게 몰리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우리가 뉴스를 편집하지 않고 언론사가 하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홈페이지(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게 근본 대책 중 하나"고 말했다.

이 GIO는 매크로의 온상이 될 수 있는 '랭킹 뉴스'를 폐지하는 것이 어떠냐는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의 제안에 대해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어서 검토를 깊게 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내용의 모바일 앱 개편이 꼼수가 아니냐는 위원들의 지적에는 "개편은 큰 리스크, 큰 결정"이라며 "꼼수를 부리거나 안이하게 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 드루킹 등의 매크로 때문에 광고 수익이 증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일반적으로 트래픽이 늘면 광고 수익이 는다"면서도 "매크로로 인한 트래픽 증대는 광고 수익과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GIO로서 겪는 고충에 대해 "국외 기업이 워낙 큰 비용으로 연구개발(R&D)을 해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라고 솔직히 말씀드린다"며 "워낙 좋은 인력을 모아 놓고 많은 데이터로 실험해 여러 가지로 불리하고 어려운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이 GDPR(일반정보보호규정) 제도를 만들었는데 미국과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주는데 우리는 그게 해결이 안 돼서 프랑스 사업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