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수입차, 악재로 '삐꺽'…올해 25만대 판매 불투명

BMW 리콜·배기가스 규제 강화 등 겹쳐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수입차 시장이 올해 여러 악재로 인해 기대했던 '연간 25만대 판매' 기록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하반기 들어 BMW 리콜사태와 배기가스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나타난 판매 부진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여서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총 19만7천55대로 집계됐다.

수입차 월간 판매는 1월 2만1천75대, 2월 1만9천928대, 3월 2만6천402대, 4월 2만5천923대, 5월 2만3천470대, 6월 2만3천311대, 7월 2만518대로 2만대 수준을 유지했다.그러나 8월에 1만9천206대로 줄더니 9월에는 1만7천222대를 기록, 올해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연초에 거셌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올해 1월 수입차 점유율은 18.3%로 월별 기준 점유율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2월에는 18.5%로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고 4월에는 18.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5월에 17.3%로 떨어지더니 7월에는 15.4%까지 줄었고 8월에는 14.9%, 9월에는 15.8%까지 하락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처럼 수입차 판매가 주춤한 원인으로는 우선 8월부터 본격화한 BMW 리콜사태가 꼽힌다.한때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던 BMW의 8월 판매량(2천383대)은 전월보다 39.8%,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9% 감소했다.

9월 판매량(2천52대) 역시 전월 대비 13.9%, 작년 동기 대비 61.3% 급감했다.

현재 판매 중인 신형 모델은 리콜과 관련이 없지만, 정부의 운행정지 명령과 함께 소비자 불신이 가중됨에 따라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BMW 사태는 수입차 주력인 디젤차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높여 시장 전반에 타격을 줬다.

9월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점유율은 26.3%로 최근 8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 누적 판매량(8만6천841대)은 가솔린차(9만2천667대)에 뒤지고 있다.

여기에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국제표준시험방법(WLTP) 적용으로 수입차 시장이 더욱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1일부터 국내 모든 중·소형 디젤차에는 기존의 유럽연비측정방식(NEDC)보다 시험 방식이나 조건이 까다로운 WLTP 규제가 적용됐다.

약 1년간의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이미 WLTP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문제는 기준이 바뀌면서 새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인증 절차가 복잡해지고 일반적으로 한 달이면 마무리됐던 인증 기간이 서너 달까지 길어지면서 판매 정체 현상이 발생했다.

대다수 업체가 제한적으로 판매가 허용된 기존 인증 재고 물량을 소진한 상태에서 새로 신청한 인증이 늦어지자 판매할 차량이 부족해졌고 신차 출시도 미뤄지고 있다.
인증 지연 사태가 올해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에서 기대했던 올해 '역대 최다 판매' 기록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수입차업계는 올해 연간 판매량을 역대 최다이자 작년 대비 약 9% 많은 25만6천대로 예상한 바 있다.

단순 계산해도 연말까지 남은 3개월간 총 5만9천대, 월평균 1만9천대를 팔아야 25만6천대 달성이 가능하지만 녹록지 않아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연초에 쾌속 질주하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라며 "브랜드별로 연말까지 얼마나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판매기록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