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에너지 절감 기술 확보한 KT, 스마트에너지 매출 1兆 기대"

황창규 KT 회장, 하버드 경영대학원서 2년 연속 특강

HBS, 작년 '기가토피아' 이어
사례연구로 KT 사업 또 채택

黃, 지능형 에너지 플랫폼 소개
"에너지 비용 75%까지 절감"

5G장비社 선정결과 이번주 발표
황창규 KT 회장(사진)이 지난 26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주제로 강의했다. 통신기업인 KT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어떻게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소개했다.

이번 강의는 HBS가 KT의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사례연구로 다룬 것을 기념해 이뤄졌다. 황 회장은 HBS 석사 2년차 과목인 ‘21세기 에너지’ 수업에서 사례연구의 당사자로 나서 학생 70여 명에게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설명했다.KT의 사업모델이 HBS 사례연구로 채택된 것은 지난해 ‘기가토피아’ 사업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황 회장은 2년 연속 HBS 강의를 맡았다.

◆“2022년까지 에너지 매출 1조원”

황 회장은 “통신사가 에너지 사업을 한다고 하면 의문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KT는 국내 비제조업 민간 업체로선 한국에서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기업”이라며 “ICT를 이용한 에너지 절감기술을 꾸준히 확보해왔다”고 강조했다.황 회장은 KT가 보유한 대표적 에너지 절감기술로 인공지능(AI)에 기반해 진단과 예측, 최적제어가 가능한 에너지 빅데이터 분석엔진 ‘e-브레인’과 에너지의 생산·소비·거래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지능형 에너지관리 플랫폼 ‘KT-MEG(Micro Energy Grid)’ 등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생산을 극대화하고 소비를 효율화하면서 거래를 최적화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관리 플랫폼과 빅데이터 분석, 설비 교체, 에너지저장장치(ESS), 최적 자동제어 등을 모두 활용하면 에너지 비용을 7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 같은 기술에 힘입어 KT의 에너지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MEG에 연동된 사이트 수는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15년 1700개에서 3년 만에 8배로 증가한 1만4000여 개로 늘었다. 에너지 사업 매출도 2016년 450억원 수준에서 올해 28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스마트에너지 시장에서 2022년까지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제시했다.황 회장은 해외 시장의 성과도 소개했다. KT는 2015년 5월 우즈베키스탄에서 1200억원에 이르는 지능형 원격검침 구축 프로젝트를 따냈고, 지난달에는 300억원 규모 첨단 스마트 미터기 공급·운용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었다. 베트남에선 2015년 7월부터 태양광 발전설비시스템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호주에선 ESS 구축사업과 KT-MEG 솔루션 공급을 계획 중이다. 황 회장은 “국가별 표준과 규제, 기술 등을 고려하면 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진출은 쉽지 않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에너지 플랫폼 역량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HBS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생산은 물론 기존 에너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KT의 스마트에너지 사업에 주목했다. 공급과 수요의 효율화를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점이 HBS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KT는 설명했다.

◆“5G 장비 선정 결과 이번주 발표”황 회장은 HBS 강의가 끝난 뒤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르면 이번주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업체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안 논란이 여전한 중국 화웨이 장비 채택 여부엔 “다른 회사 장비와 함께 선정 여부를 검토했다”며 “KT는 물론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 등을 엄격히 적용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5G사업 일정과 관련해 “예정대로 오는 12월 전파를 송출하고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시작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킬러 서비스’가 주로 영상과 통화 중심이었다면 5G시대에는 자율주행자동차, 보안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며 “연말과 내년 초를 기점으로 하나씩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