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은 두 달 양대 국정 초점 '평화프로세스·민생경제'

"북·미와 노력"…북미정상회담·김정은 답방 성사 등 주력할 듯
"민생 어려움 덜어야"…경제활성화 입법·예산 등 정기국회 협치 과제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남은 두 달간 초점을 맞출 양대 국정 과제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지속적인 추진과 민생경제 개선을 들었다.올해 초부터 쉴새 없이 달려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역행하지 않도록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등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실정' 지적까지 나오는 경제 분야에서는 정기국회 예산·입법 등을 통해 민생 활력을 되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8일 출입기자들과의 산행 중 '올해 남은 두 달 국정의 초점을 어디에 두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지금 진행하는 평화프로세스가 결코 실패하지 않도록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도록 북한, 미국과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답변에는 애초 계획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보다 속도가 나지 않는 현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투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문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제4차 방북이 한 차례 무산된 이후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으로 교착 상태에 있던 비핵화 대화에 다시금 물꼬를 텄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고위급회담 등이 열리지 않는 데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정상회담이 해를 넘겨 개최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비핵화에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문 대통령의 '연내 종전선언' 목표의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까지 쉼 없이 끌고 온 비핵화 프로세스가 이러한 배경들로 인해 발목 잡히는 상황을 지켜만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남은 두 달 동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언급은 더욱 정교하고도 적극적인 중재 역할로 연말까지 계속 비핵화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의 성사에 필요한 중재는 물론, 연내 종전선언 목표도 그 가능성을 열어둔 채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역시 문 대통령이 각별히 신경을 쓰는 대목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전 김 위원장의 답방은 비핵화에 미치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분단 후 북측 최고지도자의 서울 방문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클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런 말도 있으니까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한라산을 방문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위원장이 한라산에 오른다면 이는 민족 화해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이 될 수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변함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함께 민생을 개선하고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제 지표를 호조로 돌려놓는 데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기존의 정책 기조는 고수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민생의 어려움을 덜면서도 우리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힘차게 계속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 국제경제 상황이 급변하는 동시에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등 경제 위기론이 대두하는 상황이지만 일관된 경제정책 기조를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많은 입법들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안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평양공동선언 비준 등으로 정부를 향한 야권의 비난이 거세지는 것과 별개로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기국회 기간 야권과의 협치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청와대와 여야가 다음 달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를 기획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 역시 회의 성사 시 사실상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 자리에서 이뤄질 협의 결과에 시선을 쏠릴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