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새 대통령에 '극우' 보우소나루…내년 1월부터 4년 임기

좌파후보에 10% 포인트 이상 앞서…"브라질의 운명 바꿀 것" 승리연설
사회자유당 하원 원내 2당 부상, 상원의원도 첫 배출

올해 브라질 대선이 극우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63)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보우소나루 후보는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55.13%의 득표율을 기록해 44.87%에 그친 좌파 노동자당(PT)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를 누르고 브라질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내년 1월 1일부터 제38대 대통령으로서의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글로부 TV에 나와 "헌법과 민주주의, 자유를 수호하는 정부를 이끌 것"이라면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단결을 이루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승리연설에서 "우리는 함께 브라질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포퓰리즘, 좌파 극단주의에 계속 기웃거릴(flirt) 수 없다"면서 '성경과 헌법'에 따라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국가다.그는 브라질의 부정부패를 뿌리뽑고 폭력범죄를 차단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인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1971∼1988년 육군장교로 복무한 후 정치권에 들어왔다.

쿠데타로 집권한 브라질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막을 내린 후, 오랜 군 경력을 가진 정치인이 대통령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이날 연설에서 그가 '헌법·민주주의·자유'를 강조한 것은 그의 집권으로 브라질이 다시 독재국가로 기울어질 수 있다는 반대파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실제로 과거에 군사독재정권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날 개표에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전국 5대 광역권 가운데 북동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앞서며 '좌파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대신한 아다지 후보에 절대 우위를 보였다.

아다지 후보는 노동자·농민과 중산층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에 주력하면서 분전했으나 '보우소나루 돌풍'을 넘지 못했다.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패배 원인으로 지적된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고수하며 대세론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7일 대선 1차 투표에서 46.03%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하며 여유 있게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2위(28.29%)인 아다지 후보와의 득표수 격차는 1천790만 표였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위기를 겼었다.

지난달 6일에는 지방도시에서 유세 도중 괴한이 휘두른 칼에 찔려 2차례 수술을 받는 바람에 1차 투표를 앞두고 진행된 TV 토론에 참여하지 못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는 '소셜네트워크(SNS) 여론조작' 논란과 아들의 '사법부 위협' 발언으로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결선투표 하루 전에 나온 여론조사에서 기권·무효표를 제외한 유효득표율 격차가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한편, '보우소나루 돌풍'은 대선 1차 투표와 함께 치러진 연방의원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속한 사회자유당은 하원의원 52명을 배출해 56명의 당선자를 낸 노동자당에 이어 하원 제2당으로 떠올랐다.

전체 하원의원은 513명이다.

사회자유당은 상원 의석이 없었으나 이번 선거에서 4명을 당선시켰다.

전체 상원의원은 81명이다.[로이터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