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흔 곳곳…'피란수도 부산'서 역사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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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C7
가을여행‘피란수도 부산을 아시나요.’
관광공사 추천 '11월의 관광지'
부산관광공사는 11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피란수도 부산’ 역사여행 체험지를 추천했다. 부산 곳곳에는 피란민이 거주하던 산복도로와 전쟁을 기억할 수 있는 장소가 산재해 근대의 아픈 역사적 현장을 느낄 수 있어 현장학습을 하기에 그만이다.피란수도의 역사를 간직한 유산 8곳은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지정됐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대치한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부산은 1023일간의 대한민국 임시수도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활약했다.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책방골목 등 투어코스를 추가하면 더욱 알찬 볼거리를 느낄 수 있다.
임시수도 대통령관저(경무대)는 1926년 8월10일 경상남도 도지사 관사로 건립된 2층 목조 일본식 주택으로 1950년 8월부터 1953년까지 3년 동안 대통령 관저로 쓰이면서 대한민국을 구하는 초석이 된 역사적 장소다. 입구에서 고바우영감으로 유명한 만화가 김성환이 종군하며 그린 작품 106점(6·25 스케치)을 만날 수 있다. 임시수도 정부청사(임시중앙청)는 피란민 대책과 경제 원조 등 국가 재건을 책임졌던 정치·경제 중심지였다. 전쟁 후에는 부산지방검찰청사로 쓰이다가 2009년 동아대 석당박물관으로 개방했다.부산근대역사관(미국 대사관)은 1910년 일제의 식민지 수탈기구였던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 지점이었다. 1945년 해방 후 미국 주둔지 건물로 사용하고 1948년 9월부터 미국문화원으로 썼다. 2003년 7월3일부터 근대역사관으로 개관했다. 부산기상관측소는 1905년 선박 모습을 한 국립중앙관상대로 문을 열었다. 부산항 1부두는 1987년 2월27일 부산포라는 명칭으로 개항한 조선 최초의 근대 무역항으로 일본의 대륙 침략 거점으로 활용됐다. 부산항만공사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부두인 부산 북항 제1부두를 원형 보존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부산시민공원은 경마장으로 세워졌다. 1930년 11월 부산경마구락부에서 서면경마장으로 바뀌었다. 1941년 12월부터 1945년 8월 태평양전쟁 기간에는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조선 젊은이들을 징용 보내기 위한 임시훈련소, 전쟁물자야적장으로 사용됐다. 1945년 미군주둔시설로 쓰이다 2006년 부산시로 반환돼 2014년 공원으로 개장했다. 부경대 내에 있는 워커하우스는 6·25전쟁 때 미8군 사령부의 지휘본부이자 유엔지상군사령부로 사용된 곳이다. 낙동강 전선을 진두지휘했던 워커 장군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유엔기념공원은 1951년 1월8일 유엔군 전사자 안장을 위해 유엔사령부가 조성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