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단풍나무 터널 지나 유관순 열사 만나고…광덕산 절경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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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충남 천안은 천안삼거리에 얽힌 낭만과 멋,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 전국 어디서든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자연휴양림과 국민여가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기며 하룻밤을 보내고, 형형색색 단풍이 물든 길을 거닐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장소가 많다. 독립기념관, 유관순 열사 생가, 광덕사, 병천순대거리, 태학산자연휴양림은 천안을 대표하는 명소다. 천안시 관계자는 “독립운동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천안에서는 힐링과 역사 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며 “가을을 만끽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천안 추억여행
천안의 명소 ‘독립기념관 단풍나무길’천안의 숨은 명소인 독립기념관 단풍나무길은 해발 519m의 흑성산 자락에 있다. 독립기념관을 둘러싼 산책로를 따라 3.2㎞ 구간에 1200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다. 1995년 독립기념관 직원들이 조성했다. 이곳의 단풍나무는 봄·여름에는 파랗지만 가을에는 빨갛게 물드는 청단풍이다. 가을이면 20년 된 단풍나무가 터널을 만든다. 소문이 나면서 가족, 친구, 연인들이 즐겨찾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1시간 정도 코스여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단풍나무길 뒤편 흑성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행도 해볼 만하다. 독립기념관에서는 가을 순례자들을 위해 ‘제2회 단풍나무숲길 힐링축제’를 연다. 11월3일 열리는 힐링축제에 참여해 아름다운 단풍길을 걸으며 독립운동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독립운동사 강연과 통기타 공연, 거리공연이 준비돼 있다. 천안 특산품 판매부스와 독립운동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된다.
유관순 열사의 혼이 숨 쉬는 곳
독립기념관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유관순 열사 사적지가 있다. 유 열사는 1902년 병천면 용두리에서 태어나 1919년 4월1일(음력 3월1일) 아우내만세운동을 하던 중 감옥에 수감돼 1920년 9월28일 순국했다. 사적지 주변엔 유 열사가 거사를 알린 봉화지와 봉화탑, 열사의 생가와 열사가 다녔던 매봉교회가 있다. 유 열사 유적에는 기념관, 생가, 봉화대, 추모각, 초혼묘, 열사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기념관은 자주독립을 위해 일제와 싸우다 순국한 열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3년 4월1일 개관했다.기념관에서는 유 열사의 옥중 사진과 아우내독립만세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의 명단이 기록돼 있다. 열사의 생애를 볼 수 있는 사진과 문헌자료가 전시돼 당시의 시대상과 사건의 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추모각을 나와 동쪽으로 난 길을 걸으면 유 열사의 생가가 있다. 시골길을 걸으며 역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광덕산’천안의 광덕산은 코레일이 추천하는 ‘수도권 단풍 명소 8선’에 오른 중부권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주말이면 만산홍엽 절경을 구경하려는 방문객이 몰려온다. 해발 699m 천안의 최고봉으로 10월 말이면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광덕산 입구에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광덕사가 있다. 진덕여왕 6년(서기 637년)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흥덕왕(서기 836년) 때 진산대사가 중건한 절이다. 이곳에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3층 석탑과 팔각 형태의 지붕을 넣은 건축양식으로 만든 종각이 있다. 대웅전 입구에 있는 천연기념물 398호 보호수는 수령이 400년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두나무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여류시인으로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을 빼놓을 수 없다. 신사임당,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으로 꼽히는 그의 묘가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1박2일 힐링 명소 ‘태학산자연휴양림’
광덕산과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태학산자연휴양림이 있다. 태학산은 학이 춤을 추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소나무가 많아 숲속에 가면 솔 내음이 가득하다. 오토캠핑장, 유아숲체험원, 산책길이 조성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오토캠핑장은 33개의 캠핑존과 취사장, 야외탁자, 세면장, 샤워실, 화장실,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유아숲체험원에는 아이들이 흙과 나무를 만지며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많다. 숲 속 공간을 활용해 만들어진 친환경 소재 숲소파, 그루터기쉼터, 숲속 인디언집, 스파이더맨놀이, 세줄건너기, 밧줄오르기 등의 시설에서 모험심·탐구력·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