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대법판결 D-1…판결 내용 따라 한일관계 '요동친다'
입력
수정
식민지 배상 정치적 타결 한일청구권협정 '65체제' 기로설듯
日, 배상은 불가입장…韓, 대법판결 취지맞춰 입장정리 예정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 재상고심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결이 한일관계에 줄 영향이 주목된다.판결 내용과 후속 대응에 따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기반을 둔 식민지 배상 문제를 정치적으로 타결한 이른바 '65년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2년 대법원 1부(이인복·김능환·안대희·박병대 대법관)의 파기환송 판결과 그 후 하급심 재판부의 판결대로 일본 기업들에 배상 명령을 확정한다면 위안부 문제에 이어 한일 현안으로 징용 배상 문제가 급부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시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유는 일제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전제 아래 강제징용도 불법이어서 배상하라는 취지였다.그러나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더불어 체결된 한일기본조약 2조에 1910년 강제병합조약 등 과거 한일조약의 효력에 대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돼 있는 점을 들어 합병 당시에는 합법이었으나 1965년 시점에선 무효가 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은 일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이를 근거로 강제징용도 불법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일본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완전히·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이런 점에 비춰볼 때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배상 판결을 내린다고 할지라도 일본 정부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상에 관련된 일본 기업들은 관행상 배상 판결이 나오더라도 자국 정부의 대응 지침에 따라 행동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 대법원의 배상명령에도 이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또 일본 정부는 불복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에 정해진 분쟁해결 절차를 토대로 우선 한국 측에 외교 협상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이 이에 응하지 않거나,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역시 협정에 근거해 제3국 위원이 포함된 중재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일본 정부는 언론 매체를 통해 시사해온 대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절차를 밟을 수 있다.
ICJ 재판은 상대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열리지 않지만 일본 측은 그런 절차를 통해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려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6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때 했던 것과 같은 대사 일시 귀국 또는 소환 등 외교적 대응에도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일 간에 전면적인 외교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기업이 배상 명령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 사법부가 해당 기업의 국내 자산 압류 등 강제조치를 취할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강제 절차가 밟아질 경우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대 한국 경제 보복 조처를 하고 국제 중재 또는 재판 절차로 들고 가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결국, 대법원이 배상 판결을 확정하고, 양측은 '법대로하자'는 기조로 나갈 경우 양국관계는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해 보이는 형국이다.
위안부 갈등 이상의 파장을 예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 정리가 주목된다.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청구권 협정에 따라 '정치적으로 해결됐다'는 그간의 입장을 대법원 판결 취지에 맞춰 재정립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달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며 정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대법원 1부의 배상 판결이 있기 전까지 한국 정부는 한일 청구권협정에 원폭 피해자 문제와 위안부, 사할린 동포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 만큼 별도로 배상하라고 일본에 요구하면서도 '징용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 입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정부가 한일국교정상화 협상 관련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정립했다.
배상 판결이 확정되면 정부가 판결 내용에 맞춰 정부 입장을 변경하고 그것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할지, 판결 취지를 존중하되 그간 한일청구권 협정 하에서의 한일관계를 흔들 수 있는 파장을 감안해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을지 등이 관심거리다.
위안부 합의가 잘못된 합의임을 명확히 하고도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합의 파기는 하지 않는 식의 '절충적인' 입장 정리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상황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며 판결 이후 대응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日, 배상은 불가입장…韓, 대법판결 취지맞춰 입장정리 예정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 재상고심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결이 한일관계에 줄 영향이 주목된다.판결 내용과 후속 대응에 따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기반을 둔 식민지 배상 문제를 정치적으로 타결한 이른바 '65년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2년 대법원 1부(이인복·김능환·안대희·박병대 대법관)의 파기환송 판결과 그 후 하급심 재판부의 판결대로 일본 기업들에 배상 명령을 확정한다면 위안부 문제에 이어 한일 현안으로 징용 배상 문제가 급부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시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유는 일제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전제 아래 강제징용도 불법이어서 배상하라는 취지였다.그러나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더불어 체결된 한일기본조약 2조에 1910년 강제병합조약 등 과거 한일조약의 효력에 대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돼 있는 점을 들어 합병 당시에는 합법이었으나 1965년 시점에선 무효가 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은 일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이를 근거로 강제징용도 불법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일본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완전히·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이런 점에 비춰볼 때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배상 판결을 내린다고 할지라도 일본 정부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상에 관련된 일본 기업들은 관행상 배상 판결이 나오더라도 자국 정부의 대응 지침에 따라 행동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 대법원의 배상명령에도 이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또 일본 정부는 불복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에 정해진 분쟁해결 절차를 토대로 우선 한국 측에 외교 협상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이 이에 응하지 않거나,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역시 협정에 근거해 제3국 위원이 포함된 중재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일본 정부는 언론 매체를 통해 시사해온 대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절차를 밟을 수 있다.
ICJ 재판은 상대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열리지 않지만 일본 측은 그런 절차를 통해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려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6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때 했던 것과 같은 대사 일시 귀국 또는 소환 등 외교적 대응에도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일 간에 전면적인 외교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기업이 배상 명령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 사법부가 해당 기업의 국내 자산 압류 등 강제조치를 취할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강제 절차가 밟아질 경우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대 한국 경제 보복 조처를 하고 국제 중재 또는 재판 절차로 들고 가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결국, 대법원이 배상 판결을 확정하고, 양측은 '법대로하자'는 기조로 나갈 경우 양국관계는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해 보이는 형국이다.
위안부 갈등 이상의 파장을 예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 정리가 주목된다.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청구권 협정에 따라 '정치적으로 해결됐다'는 그간의 입장을 대법원 판결 취지에 맞춰 재정립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달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며 정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대법원 1부의 배상 판결이 있기 전까지 한국 정부는 한일 청구권협정에 원폭 피해자 문제와 위안부, 사할린 동포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 만큼 별도로 배상하라고 일본에 요구하면서도 '징용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 입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정부가 한일국교정상화 협상 관련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정립했다.
배상 판결이 확정되면 정부가 판결 내용에 맞춰 정부 입장을 변경하고 그것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할지, 판결 취지를 존중하되 그간 한일청구권 협정 하에서의 한일관계를 흔들 수 있는 파장을 감안해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을지 등이 관심거리다.
위안부 합의가 잘못된 합의임을 명확히 하고도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합의 파기는 하지 않는 식의 '절충적인' 입장 정리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상황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며 판결 이후 대응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