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세게 치면 헤드가 반쪽 날까…334야드 날려 첫승 일군 '괴물 루키'

21언더파 친 캐머런 챔프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우승
총상금 440만달러가 걸려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은 소위 ‘B급 대회’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가 총상금 1000만달러를 내걸어 톱랭커들은 이 대회로 몰린다. 하지만 차원이 다른 ‘슈퍼루키’의 활약 속에 B급 대회가 ‘A급 대회’ 인기를 눌렀다. 캐머런 챔프(미국·사진)의 활약 덕분이다.

챔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잭슨CC(파72·7421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정규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PGA 2부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상금 6위로 PGA 투어 무대를 밟은 챔프는 웹닷컴 투어에서 상금 1위로 1부투어에 올라온 임성재(20)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루키’인 챔프가 WGC HSBC챔피언스 챔피언 잰더 쇼플리(미국)를 제치고 미국 주요 골프 매체의 1면을 장식한 이유는 그가 상상을 초월하는 장타자이기 때문이다. 챔프는 2017~2018 시즌 웹닷컴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334야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의 클럽 헤드 스피드는 시속 129.99마일(약 209㎞). 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의 지난 시즌 평균 속도인 시속 121.38마일(195㎞)을 압도한다. 챔프는 이번 대회에서 평균 334야드를 보냈고 최장타는 360야드를 찍었다.

이번 대회 4라운드를 앞두고는 연습을 하다 드라이버 헤드를 깨뜨리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워낙 공을 세게 치다 보니 헤드가 버티지 못하고 반으로 쪼개졌다. 챔프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첫 샷을 날렸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봤더니 헤드가 깨졌다”며 “예전에 쓰던 드라이버가 있었고 손에 익도록 최대한 많은 공을 치면서 연습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는 옛 드라이버로도 최종라운드에서 평균 343.1야드를 기록했다.

챔프는 장타자의 고질병인 정확도나 쇼트게임에선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영점’을 잡는 순간 얼마나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는지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줬다. 그는 이번 대회 그린 적중률 76.4%(9위), 평균 퍼트 1.58타(1위)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첫 우승 후 이 루키(챔프)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