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지방자치법 개정 '진전'·재정 분권 '미흡' 평가

"특별자치도에 국방·외교 제외한 고도의 자치권 보장해야"

제주도는 지방자치법 개정 방향은 진전됐으나 재정 분권 추진 방안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했다.
제주도는 30일 정부가 제6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내놓은 30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대해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시해 온 자치분권 방향에 따라 상당 부분 진전된 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는 2006년 7월 1일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행정기관의 조직 인사 자율성 강화, 도의회 정책자문위원제 도입, 감사위원회 설치 운영, 자치경찰제 시행 등 우리나라 자치분권 모델을 제시해왔다고 자평했다.

특히 전국 유일의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무사증 제도, 투자진흥지구 등 국제자유도시 관련 각종 특례를 활용한 맞춤형 정책을 시행하며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강조했다.지난 9월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발표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특별자치도에는 더욱더 큰 포괄적 권한 이양으로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의 삶과 밀접한 환경, 교통, 투자, 관광, 문화, 산업, 복지, 미래 성장 동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자율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앞으로 헌법 개정과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분권과 관련해서는 지방소비세와 소방안전교부세, 부동산교부세는 증가하는 반면 지방교부세가 줄어들어 세입 증가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서울 등 대도시와 지역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것을 우려했다.따라서 현재 '1 : 2 : 3'인 지방소비세의 '수도권 : 광역시 : 도'의 지역별 가중치 중 도의 가중치를 5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가 특별자치도라는 점을 고려해 지방교부세 감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정률(3%) 이외에 재정여건 수요 등을 반영해 추가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운영 자율성 확대 등 이전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으나 이미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내용으로 특별자치 측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지 못한 한계도 있다"고 꼬집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지방 재정권, 지방 조직법, 지방 자치법률권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며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도의회가 자체적으로 조례를 만들고 있으나 제약이 많다"며 "법률과 충돌하지 않는 한에서 자치 법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제주는 특별법에 따른 제주특별자치도임에도 특별자치도에만 부여된 권한을 다른 지방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하향 평준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주에 한 단계 높은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