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30년…삼성전자, 매출 3조→2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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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만들겠다" 이병철 '도쿄 선언' 이후…“우리 민족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반도체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11월 1일 제49회 창립기념식
1983년 2월8일 일본 도쿄에 있던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은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결정 지은 ‘도쿄 선언’이다. 당시 반도체산업은 미국 일본 등 자본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선진국의 독무대였다. 곧바로 그는 ‘64K D램’ 개발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직원들을 미국 마이크론 공장으로 연수 보냈다. 설움과 핍박을 받으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운 직원들은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이 회장은 1988년 11월1일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하며 반도체사업을 본격화했다.삼성전자가 다음달 1일 본격적으로 반도체사업에 나선 지 만 30년을 맞는다. 반도체 시장에 처음 뛰어든 것은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1974년이지만 ‘삼성 반도체의 시작’은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1988년으로 잡는다. 창립 기념일도 이에 맞춰 11월1일로 바꿨다.
30년을 맞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1989년까지만 해도 D램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와 NEC,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 이어 점유율 4위에 그쳤으나 3년 뒤인 1992년 13.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지금은 세계 D램 매출의 45% 안팎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1988년 3조282억원 매출에 17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5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0년 만에 매출은 약 83배, 영업이익은 374배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제49회 창립기념식’을 연다. 반도체를 기준으로 하면 30주년이다. 30일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