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구매세 인하 검토에…현대·기아차 수혜 가능성

中정부 중소형차 구매세 '10%→5%' 인하 검토
현대·기아차 1.6L 비중 산업평균보다 높아
작업자가 현대자동차의 베이징현대 공장 조립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중국 정부가 2015년 이후 3년 만에 자동차 구매시 부과되는 세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사드 보복 이후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정책적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전날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중국 경제발전계획 총괄기구)가 자동차 판매 회복을 위한 구매세 인하 정책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제안된 구매세 인하 대상 차종은 2015년과 마찬가지로 배기량 1600㏄ 이하 엔진이 탑재된 중소형급 모델이다. 만일 정책이 실현되면 중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세는 현행 10%에서 5%로 낮아진다.지난달 중국 내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2% 감소한 206만대에 그쳤으며 올해 역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신차 구매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올들어 3분기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으나 중국을 포함하면 작년 동기보다 줄었다. 기아차는 최근 중국에서 두 자릿수 판매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1.6L 이하 모델의 판매비중은 올 누적 기준 각각 94.1%, 89.7%로 산업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몇 년간 다운사이징 라인업 확대와 저사양 현지화 모델 출시 증가로 확대됐다.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자동차 수요의 74.5%는 1.6L 이하였다는 점에서 정책의 효과는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이란 분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1.6L 이하 차량의 판매 비중이 2015년 하반기 70% 초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년 전보다 지금이 수혜를 볼 확률이 높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 현지화 모델 출시와 적극적 프로모션으로 평균 가격대가 내려와 있는 현 시점에서 정책의 수혜를 누릴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3년 전 현대·기아차는 구매세 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상품성 개선이 부재한 가운데 모델 노후화가 진행됐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정책을 유지했던 측면도 있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