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랩스와 손잡은 휴먼스케이프, 블록체인으로 병원 밖 건강 정보도 '안심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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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랩스 등이 35억원 투자...건강정보 사업 공동추진블록체인 기술로 난치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있다. 의료 서비스용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휴먼스케이프다. 이 회사는 최근 헬스케어 기업 케어랩스로부터 35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건강정보 네트워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페이션츠라이크미'에서 영감 얻어

이 회사가 난치병 환자 커뮤니티에 주목한 이유는 병원에서는 얻지 못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증질병 환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션츠라이크미(ParentsLikeMe)’가 대표적인 사례다.
페이션츠라이크미에는 50만 명 이상의 중증 질병 환자들이 모여 있다. 환자들은 투병일지를 자발적으로 이 플랫폼에 기록하는데, 이 데이터를 개별 약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실제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을 파악할 수 있는 의료 빅데이터가 된다. 사노피, 머크, 제넨텍 등 제약사는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신약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페이션츠라이크미와 계약을 맺었다.

신생 기업에 자신의 건강 정보를 선뜻 제공할 환자는 드물다. 장 대표도 환자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난치병 환자들을 만나야 하는 만큼 부담도 컸다고 말했다.
“저희는 지난 6월 실명퇴치운동본부와 함께 희귀 안질환 환자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환우회들과 협약을 체결하려 하는데 ‘사업에만 너무 치중한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환자들은 절박한데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충고였죠. 그래서 환자들과의 협약은 되도록 비밀을 유지하려 합니다.”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사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달 초 케어랩스와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35억 원을 투자받았다. 같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케어랩스와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실증사업을 여러 각도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병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