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진화 방향 아무도 몰라…의사소통 능력 뛰어난 인재 뽑아라"

글로벌 인재포럼 2018 - 미래를 여는 도전

마크 하버크로프트 석세스팩터스 COO

인재가 가장 중요한 자산
직원은 인건비 지출 대상 아닌
회사의 성패 좌우하는 '자산'
창조성 등 '소프트 스킬' 중요

업무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큰 틀서 회사의 비전 공유하되
단기평가 매몰돼선 안돼
모든 프로세스 투명하게 해야
마크 하버크로프트 석세스팩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사 시스템’을 회사 전반에 이식하는 데 국제적인 전문가로 통한다. 석세스팩터스는 SAP 자회사이자 독자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HCM 소프트웨어 이름이다. 인사, 채용, 평가, 급여 등 인적 자원(HR)과 관련한 각종 업무를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처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영국 맨체스터시티 프로축구단, 아메리칸에어라인 등 세계 193개국, 6500여 개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11월6~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8’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하버크로프트 COO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인사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를 ‘인재에 투자할 수 있는 체질’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년 넘게 인사 분야 전문가로 일해온 그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직원 채용과 관리 방법을 물었다.▶지난 20년간 인사관리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습니까.

“인재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기업들이 깨달은 것입니다. 내가 1990년대에 인사 업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자산’이라고 하면 기계 등 고정자산을 떠올리는 기업가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직원은 인건비를 지출하는 대상에 더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고정자산의 가치는 떨어졌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직원이 얼마나 있는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설비를 도입하고 보수하듯 적극적으로 인재를 채용해 투자하는 게 일반 상식이 됐습니다.”

▶인재에 투자하라는 말이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인재에 제대로 투자하는 기업은 생각 외로 드뭅니다. 대부분 비싼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외부 인재를 몇 명 영입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죠. 착각입니다. 구글 직원을 영입한다고 해서 회사가 바로 디지털화할까요. 별다른 노력 없이 ‘회사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실제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할까요.

“창조성, 감정적 대응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일컫는 ‘소프트 스킬’을 가진 인재를 뽑아 교육해야 합니다.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발전할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그렇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죠.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때로는 파격적인 실험도 필요합니다. 미국 ABC뉴스의 ‘ME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ABC뉴스는 새로운 인재 유형을 찾다가 자폐증 환자들에게 주목했습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 업무에서는 뒤떨어질지 몰라도 본인의 관심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 많습니다. 실제 업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뽑은 직원에게는 어떤 투자를 해야 합니까.

“실패에 투자해야 합니다. 직원이 실패를 많이 하고 스스로 교훈을 얻어야 혁신이 나올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잘못된 예로는 코딩 교육을 들 수 있겠군요. 교육 프로그램을 정해 일괄적으로 가르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코딩을 배우는 기계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업무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큰 틀에서 회사가 추구하는 목적을 직원과 명확하게 공유하되, 단기 평가에만 매몰돼서는 안 되겠지요. 먼저 모든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정보가 쌓여 빅데이터가 되고, 이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결과를 예측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또 직원들의 성과가 빠르게 조직에 확산하도록 해야 여러 시도를 해볼 유인이 생깁니다. ‘전반적인 경영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제 감이 오나요.”

■마크 하버크로프트 약력

△1974년 출생
△1994년 영국 셰필드할람대 정보공학 학사
△2012년 이베이 미래인재팀
△2012~2014년 IBM 인사전략팀장
△2014년~ SAP 디지털전략 부사장
△2016년~ SAP 석세스팩터스 최고운영책임자
△2016년~ AHRI 협의회 및 기술자문위원회 멤버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