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로봇이 보고서 쓰고 AI가 거래처 부도 위험 알려준다

사무직에 자동화기술 도입

LG전자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사내업무 분야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LG전자는 31일 “올해 초부터 영업, 마케팅, 구매, 회계, 인사 등 12개 직군의 120개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을 도입했다”며 “연말까지 100개 이상의 업무에 추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RPA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회사 시스템에 로그인하고, 데이터를 내려받은 뒤 특정 양식의 보고서에 입력하는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는 방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는 업무량을 사람의 근무량으로 환산할 경우 월 3000시간 이상에 달한다”며 “데이터 조회와 정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직원들이 문제 분석과 해결 등 좀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로봇 프로세스 확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로봇 기술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딥러닝 등 AI 기술도 사무직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거래처 채권의 부도 위험을 사전에 알려주는 모니터링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채권의 부도 사례를 분석해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을 통해 올해 부도 채권 가운데 65%를 사전에 예측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임직원이 회사의 공통업무나 각종 사내 제도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바로 알려주는 챗봇 서비스 ‘엘지니’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해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주말에 출근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스마트하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확산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