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현재 우리 재정은 중·장기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내놓은 '2018년 재정정책보고서' 발간사에서 "우리가 당면한 성장동력 둔화, 소득 불평등 심화,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 노인 빈곤 등 구조적·복합적 문제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하고 충분한 대응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김 부총리는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출의 구성과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소모적 지출을 늘리는 규모적 접근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부담은 줄여주고, 성장잠재력은 높여주는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라의 살림살이도 가계와 같아서 여건의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려야 할 때가 있고, 건전성에 중점을 둬 나라 곳간을 채워야 할 때가 있다"면서 "우리는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래의 더 큰 위기에 대비해 나라 곳간을 채우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지난해부터 재정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정책의 중점을 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해결에 뒀고, 이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반영해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 대비 9.7% 늘려 편성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우리 정부에 적극적 재정정책을 주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는 다른 국가보다 건실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당분간 세수여건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강도 높은 질적·양적 혁신을 병행해 재정의 지속가능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2022년까지 관리재정수지는 -3% 이내,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 대비 40% 초반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예산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면서 "첫 번째는 외면의 얼굴로 8천여개의 사업을 통해 정부 살림살이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고, 두 번째는 내면의 얼굴로 국정 운영 방향과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정부의 의사결정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첫 번째 얼굴을 주로 보지만, 두 번째 얼굴이 더 중요하다"면서 "두 번째 얼굴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예산과 정책의 연계가 담겨있어 첫 번째 얼굴의 기본바탕이 되고, 우리 경제사회의 여건변화를 고려하는 재정 당국의 고민이 묻어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