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이 끝난 지 이틀 만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3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상파울루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전날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학생들이 주도한 '반(反) 보우소나루'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다.
상파울루에서는 3만여 명이 시내 중심가에서 거리 행진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일부 시위대가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 출마했던 좌파 사회주의자유당(PSOL)의 길례르미 보울루스는 "보우소나루는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이지 황제나 주인이 된 게 아니다"라면서 "민주주의와 시위·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 28일 대선 결선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붉은 옷을 입은 도적들은 국외로 추방하거나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며 좌파진영에 대해 극도의 증오감을 드러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이 끝난 뒤에도 언론 회견 등을 통해 좌파진영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어 내년에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상당한 갈등이 예상된다.
한편, 좌파 노동자당(PT)은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석방 운동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당의 이런 움직임은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룰라는 감옥에서 썩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이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장기간의 수감으로 건강이 악화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룰라 석방을 위해 국내외에 폭넓은 연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자당은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페르난두 아다지를 중심으로 '반 보우소나루' 좌파 야권 세력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호프만 대표는 "아다지는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서 가장 앞자리에 설 것이며, 노동자당은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