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사무총장 "北 경제발전 원하면 인권문제부터 해결해야"

"인권과 북핵이슈 분리해선 안돼"…오늘 '北 성폭력 실태' 발표 기자회견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이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발전을 원한다면 인권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로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서소문로 HRW 서울사무소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명성이 있는 기업들은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에 연루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 없인 결코 북한에서 사업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로자들이 노동착취를 당하거나, 여성 근로자에 대한 성 착취나 성폭력이 발생한다면 어느 누가 북한에 공장을 지으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로스 사무총장은 2016년 자신이 방한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은 "명백한 변화"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인권문제를 북핵 이슈와 분리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그는 "핵 위협도 인권침해의 중대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만약 김정은이 주민들을 억압하고, 그들이 필요한 자원을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쏟아붓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핵 위협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충격적일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우방국가 등 외부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북한 당국에 인권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세계은행이나 IMF 등 국제적 기관에 가입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는데, 이는 곧 노동권 등 인권 수준을 끌어올리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측에 설명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권상황을 개선하지 않고는 이런 기관에 가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달 3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인 그는 "서울 도착 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회동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도 공식 요청했지만 불가능(No)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한편, 로스 사무총장은 1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여성 성폭력 실상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