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35분간 23차례 박수…한국당 반응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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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후 한국당 의원들에 다가와 악수문재인 대통령의 1일 국회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시급한 법안 처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구하는 내용으로 약 35분간 진행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이 연설을 하는 동안 20여 차례 박수로 환영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대부분 냉랭한 표정으로 연설에 호응하지 않았다.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환담을 한 후 오전 10시 2분께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문 의장은 연설 직전 "대통령께서 앞으로도 국회와 긴밀한 협치를 위해 앞장서달라. 의원들도 예와 품격을 갖춰 시정연설을 경청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야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기립했고 문 대통령은 민주당 의석 쪽 통로를 이용해 연단으로 향하면서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단상 근처에 다다르자 맨 앞줄에 앉은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 등과도 악수했다.10시 3분에 시작된 문 대통령의 연설은 35분간 이어졌다. 푸른색과 회색으로 된 줄무늬 타이에 짙은 감색 양복을 입은 문 대통령은 단상에 서서 곧바로 연설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포용성장을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등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주요 대목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 의석을 바라보면서 연설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과 눈 맞춤을 시도하며 진정성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공동 번영을 향해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호소에 한껏 힘을 실었고 "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이때 우리 스스로 우리를 더 존중하자는 간곡한 요청 말씀을 드린다"고 말할 때는 가슴에 손을 얹기도 했다.연설 중에는 49페이지에 달하는 프레젠테이션(PT)을 본회의장 전광판에 띄워 이해를 도왔다. 특히 어머니를 모시고 자녀 한명을 키우는 부부로 이뤄진 4인 가족의 흑백사진을 띄워놓고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각 정책의 혜택을 받는 가족 구성원을 컬러로 돋보이게 함으로써 눈길을 끌었다.
35분간 진행된 연설 도중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21차례, 본회의장 입장과 퇴장 때까지의 박수를 합하면 23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박수에 동참했다. 스마트폰으로 문 대통령의 연설 모습을 촬영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중간에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연설 말미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한다.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다"며 협치를 제안하는 대목에서 한국당 의원들을 바라봤다.이와 동시에 커다란 태극기 사진을 전광판에 띄운 것은 세대와 정파를 초월해 모두 대한민국 국민임을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때는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박수에 합류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