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내년 경제성장률 2.6%…취업자는 13만명 증가"

2019년 경제·금융전망…"원/달러 1,125원, 증시 올 하반기 수준 머물 것"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세계 교역 둔화와 금리상승의 영향 탓에 총수출은 2.1%, 민간소비는 2.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성장률을 낮추리라고 내다본 것이다.

또 내년도 취업자 수는 정책 효과 덕에 13만명 증가하지만, 주식시장은 올 하반기 주가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2019년 경제 및 금융전망 세미나'를 열고 2019년 경제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이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7%보다 낮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갈등과 신흥국 불안, 미국 금리 인상 기조 등이 겹치면서 한국경제가 양호한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2.8%)보다 낮은 2.6%로 , 미·중 통상갈등으로 세계 교역이 둔화하면서 총수출 역시 1%포인트(p) 이상 떨어진 2.1%에 그칠 것으로 봤다.최근 건설 수주와 주택매매가 부진하면서 건설투자 증가율은 내년에는 마이너스(-) 3.2%로 낙폭을 커질 전망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반도체 업종 투자 증가 덕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난 2.1%로 예상됐다.
최근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취업자 증가 폭은 13만명으로, 올해 9만명보다 나은 성적을 보일 듯하다.실업률 전망은 3.8%였다.

내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국제유가 상승 덕에 1.7%로 제시됐다.

이외에도 내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3%, 경상수지는 631억 달러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금융연구원은 밝혔다.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올해는 달러당 1,101원이지만 내년부터 1,125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내년에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중국 기업 디폴트 위험,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 둔화 가능성, 신흥국 발 위험, 가계소비 둔화 가능성 등을 짚으며 이같이 설명했다.

현재 코스피는 연초 2,600 가까이 올랐지만, 최근에는 2,000선이 깨지면서 휘청이는 모습을 보인다.

금융 산업별로는 은행과 보험, 여신전문금융업, 서민금융기관 모두 내년에 녹록지 않은 상황에 부닥치리라고 봤다.

국내 은행의 기업·가계대출이 각각 4.74%, 2.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상승을 타고 1.6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은 신지급여력(K-ICS) 기준 준비금 부담과 경기둔화에 따른 계약률 위축, 온라인보험 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신전문금융업의 경우 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공공 페이 등장이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하며, 서민금융기관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가계부채 관리 강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금융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경제·금융전망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과 낙관적 전망이 오갔다.

양기인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0년 동안 리서치를 하면서 외환위기를 제외하고 이렇게 내수경기 지표가 악화한 적이 없었다"며 "8월 해외여행 예약률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진정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 가맹점 수가 상반기에 22% 감소하고 식음료 업계의 2분기 실적이 감소한 것을 언급하며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도 "내년 성장률은 2.5% 정도로 보며 거시 상황이 은행 경영을 훨씬 압박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부동산 대책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정착할 때까지 시장을 짓누르는 것이 내년도에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정부 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이진석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은행산업 전망 발표 후 토론에서 "리스크에 잘 대비하는 것은 좋지만 과장된 측면도 있다"며 "2017년을 기점으로 은행산업이 턴어라운드했고 내년에도 대규모 대손 발생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이형렬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은 "한국의 대외의존도가 높다고 하는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국내 총수요 창출이 제한될 것을 생각하면 해외시장 기반을 갖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중국의 기술추격이 우려되지만 13억 거대시장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 굉장한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