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 달력업계에 닥친 30년만의 '예고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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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달력업계가 내년 5월부터 새로 적용될 연호 문제로 큰 곤란에 봉착했다고 합니다. 일본에선 통상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서력(西暦) 외에 일왕의 연호가 병기되거나, 일왕 연호만 작성된 일본식 연도표시인 와레키(和暦)가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관공서나 금융기관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와레키가 서력보다 더 자주 쓰입니다. 2018년은 아키히토 일왕 즉위 30년인 만큼, ‘헤이세이(平成) 30년’식으로 표기합니다.그동안은 전 일왕 사후 새 일왕이 즉위하면서 연호가 바뀌었지만 아키히토 일왕이 이례적으로 생전 퇴위를 결정하면서 연호 교체는 예정된 문제가 됐습니다. 문제는 아키히도 일왕의 퇴위 시기, 새 일왕의 즉위 시기가 내년 5월 이라는 것입니다. 내년 1~4월은 ‘헤이세이 31년’으로 표시가 되지만, 이후부턴 새로운 연호로 표시가 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와레키 표시 달력들은 내년 5월 이후 달력을 표시할 가장 큰 근거를 알지 못해 달력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 긴자에 있는 대형 문구점 로프트의 달력 판매코너에서 신년도 달력 중 와레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평년에는 와레키가 30%이상 차지했지만 올해는 ‘예고된 불확실성’탓에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궁여지책으로 4월까지만 와레키로, 5월 이후로는 서력표기를 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소비자의 손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달력 판매가 성수기에 들어섰지만 달력 제작업체들의 표정은 밝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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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대 여러 나라에서 달력의 제작과 반포는 큰 의미가 있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그 의미가 많이 축소된 것이 사실입니다. 21세기 현대시대에 옛 시대에서나 접할 법안 문제를 접하니 묘한 느낌이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