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부진에 고용도 줄어…내년엔 수출마저 어려워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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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포커스한국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1분기 1.0%였으나 2분기 0.6%로 떨어졌고 3분기에도 0.6%에 그쳤다. 분기 성장률 0.6%는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약 2.4%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3.1%)보다 0.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경기 부진이 뚜렷해지면서 성장률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1월만 해도 올해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엔 성장 전망치를 2.7%로 낮췄다.
위기의 한국경제 진단
투자·고용·소비 등 모두 부진왜 이렇게 경제가 안 좋은 걸까. 흔히 경제가 성장하려면 투자와 소비, 수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올 들어 투자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투자의 중요한 두 축인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올해 2·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는 1998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투자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최악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는 기업이 해야 하는데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제외한 대부분 분야에서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도 기업 심리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경영 비용을 높이는 정책들이기 때문이다.
소비도 안 좋다. 민간소비는 작년 4개 분기 중 2개 분기에서 1.0%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1분기 0.7%, 2분기 0.3%, 3분기 0.6%에 그치고 있다. 임금은 별로 늘지 않는데 매달 내야 하는 이자와 사회보험료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무역분쟁은 소비뿐 아니라 투자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고용난도 심각하다. 올 3분기 실업자는 106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6% 늘었다. 취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월평균 10만 명 증가했는데 이는 작년(31만6000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특히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1~9월 취업자 수는 작년보다 10만9000명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최근엔 증권시장마저 불안한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10월 초부터 하락 흐름을 보이더니 지난달 29일에는 22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내년엔 수출마저 불안해진다는데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수출은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을 1.7%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3분기 성장률이 0.6%이니 수출마저 부진했다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뻔했다는 얘기다.하지만 내년엔 수출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수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가 작년과 올해만큼 활약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 발표한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지난해부터 국내 경제를 크게 일으켰던 반도체 효과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며 “중국 미국 등 세계적으로 늘어난 반도체 투자로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 하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조선, 휴대폰과 같은 주력 업종 수출은 이미 부진에 빠졌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수출 증가율을 2.5%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전망치(5.3%)의 절반, 작년 실적(15.8%)의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호황이었던 세계 경제의 성장 흐름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7월 전망(3.9%) 때보다 0.2%포인트 낮췄다.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높아 세계 경제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 한국에는 또 다른 악재다.
고용이나 투자가 단기간에 개선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용에는 한국 경제의 구조, 경기, 정책적 문제가 작용하고 있어 이른 시일 안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여러 대외 변수를 감안할 때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점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우리 경제 체질을 건강하게 바꿀 수 있는 노동개혁, 규제개혁, 신산업 육성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IE 포인트최근 한국 경제 흐름을 투자, 소비, 수출, 고용 등 항목별로 정리해보자.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어떤 정책들을 내놨는지, 또 정부 정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알아보자. 경기 침체를 극복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도 토론해 보자.
서민준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