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규제 前 막차타자"…뜨거운 대구·광주

'9·13 대책' 청약제 개편 앞둬

대구 달서구 4만4715명 몰려
광주 1순위 평균 49.76 대 1
경산 '힐스테이트' 최고 237 대 1
루원시티 '올해 인천 최고경쟁률'

'규제 지역' 부산 3개 주택형 미달
경남밀양선 '청약자 0명' 단지도
인천 검단신도시 내 첫 번째 공공분양 아파트인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아파트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금호건설 제공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후폭풍에서 비껴간 대구, 광주, 인천 등 비(非)규제지역의 새 아파트 청약시장이 뜨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약자격, 분양권 전매제한 기준 등이 상대적으로 느슨해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어서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외 지역에 1순위 청약자만 4만4700명이 몰렸고, 대구생활권인 경산시 아파트 분양도 평균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신규 분양이 본격화된 인천 검단 일대 분양시장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대구 청약시장 후끈…부산·밀양 저조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번주 청약을 접수한 단지는 전국 12곳, 6972가구(오피스텔과 임대 포함, 도시형생활주택 행복주택 제외)다. 이번주 1순위 청약을 받은 단지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지역은 대구다. 지난 1일 청약을 진행한 달서구 ‘월배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는 1533가구 모집에 4만4765개의 1순위 청약통장이 들어와 평균 46.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149 대 1에 이른다.

경산시에서 분양한 ‘경산 힐스테이트 펜타힐즈’도 99가구 모집에 1만7000여 명이 신청해 평균 173 대 1, 최고 237 대 1의 경쟁률을 냈다. 올해 경북 지역 신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대구 상인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9·13 대책 후속 조치로 청약 자격이 강화되기 전 마지막 청약 기회라 유주택자였던 신혼부부, 1주택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한 전남 광주시에서 지난달 31일 청약을 받은 ‘금남로 대광로제비앙’도 평균 49.7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새 아파트 비율이 전체의 7%에 불과한 전남 익산시에서도 신규 분양이 인기를 끌었다. 제일건설이 모현동에 공급한 ‘모현 오투그란데 프리미어’는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경쟁률 16.9 대 1, 최고경쟁률 25.9 대 1을 기록했다. 경기 광주에서도 ‘광주 금호 리첸시아’가 평균 3.3 대 1의 경쟁률로 전 가구가 1순위에 마감됐다.청약통장이 몰린 이들 지역은 모두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대상지역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는 비규제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짧고 분양권 양도세 중과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반면 부산 도심 내 역세권 단지인 ‘e편한세상 연산 더퍼스트’는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에서 9개 주택형 중 3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수만 개의 청약통장이 몰려들던 과거와 달리 813개의 청약통장밖에 들어오지 않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경남 밀양시에서 분양한 ‘밀양 수산 사랑채뷰2차’는 98가구 모집에 단 1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조선, 해양산업 침체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은 한동안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산은 청약조정대상지역이라 9·13 대책 후속조치가 강화되기 전이어도 예비청약자에게 이렇다 할 매력 요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 검단 분양도 인기이번주 신규 분양이 쏟아진 인천도 투자자가 몰리며 뜨거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을 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SK리더스뷰’는 1448가구 모집에 3만5443명이 신청해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평균경쟁률 24.4 대 1, 최고경쟁률 47.3 대 1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1주택자도 당첨이 가능하고, 전매제한이 1년으로 분양권 전매가 수도권 규제지역에 비해 자유로워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려들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담당자는 “인천지하철 2호선 역세권이고 가격도 검단신도시에 비해 낮아 인기가 높았다”며 “앞으로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미추홀 등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전매제한이 3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마지막 투자 기회라 여긴 청약통장이 대거 들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동부건설의 ‘주안역 동부센트레빌’도 456가구 모집에 1807명이 신청해 평균 3.9 대 1을 기록했다.

지난주 분양을 시작한 검단신도시도 선방하는 분위기다. 첫 분양 단지인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지난달 25일 1순위 청약에서 951가구 모집에 5943명이 신청해 평균 6.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6일 1순위 청약을 받는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에도 예비청약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본부장은 “공공분양이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역세권이어서 청약 대기자들의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윤아영/이소은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