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일본 만화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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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빵모자에 뿔테 안경. 만화가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다. 이런 만화가의 트레이드마크는 일본 만화의 거장 데즈카 오사무에서 비롯됐다. ‘우주소년 아톰’을 창조해낸 그는 젊은 시절 곱슬머리를 가리기 위해, 나이 들어서는 머리털이 빠진 머리를 가리기 위해 실내에서도 빵모자를 쓰고 다녔다.
데즈카는 90년 전 오늘인 1928년 11월3일 오사카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영화를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디즈니 만화와 찰리 채플린 영화를 보며 자랐다. 학창 시절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오사카제국대(현 오사카대) 부속 의학전문부 재학 시절 만화가로 데뷔해 큰 성공을 거뒀다. 1946년 ‘엄마의 일기장’으로 데뷔했고, 이듬해 발표한 ‘신보물섬’으로 인기를 얻었다. 1950년 ‘밀림의 왕자 레오’를 연재했고 1952년 대표작 ‘우주소년 아톰’을 내놨다. 이듬해 소녀만화의 효시로 꼽히는 ‘리본의 기사(사파이어 왕자)’를 발표했다.그는 적은 프레임을 사용하는 리미티드 기법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기존에는 초당 24컷의 프레임을 활용했는데, 리미티드 기법에서는 초당 12컷으로 확 줄이고 세밀한 묘사가 필요한 부분에만 컷을 늘렸다.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경제적인 방식이었다. 다작으로 유명한 그는 1989년 2월9일 61세를 일기로 위암 투병 중 별세했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일을 달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