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기댄 성장 오래 못간다…"내년 반도체경기 둔화 국면"

최근 한국 경제 성장세를 떠받친 반도체의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둔화 국면에 진입해 한국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최근 "무역분쟁 심화, 불리한 수급 여건 등으로 2019년 반도체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반도체 시장에 대한 경고등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판매업체 등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달 29일 기준 월초 대비 16.8%나 급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7년 평균 40.8%에서 지난 9월 1.8%까지 주저앉았다.

한국 반도체 업체의 주력 상품인 D램, 낸드플래시 가격도 하락세다. 작년 4분기 이후 최근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현물 가격은 25% 이상 떨어졌다.특히 D램은 8월 이후 현물 가격이 계약 가격을 밑돌고 있다. 현물 가격이 계약 가격을 하회하는 현상은 수요가 급격히 냉각하고 있거나 공급이 과잉 상태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씨티도 3분기 반도체 주력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D램 가격 약세, 낸드플래시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가격은 재고 증가, 수요 측 가격 인하 압력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내년 D램 수요 대비 공급 비율을 1.5%에서 1.9%로 상향했다.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진다는 뜻으로 가격에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에 씨티는 D램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 전망을 -15%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도 내년까지 과잉 공급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가격 상승률 전망을 역시 -27%에서 -40%로 더 떨어뜨렸다.

반도체 경기 둔화는 한국 경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바클레이스는 "한국의 경우 수출의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 반도체 사이클 둔화로 내년 성장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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