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계획에 아랍과 '통상위기' 경고음

15조원 규모 육류 수출 타격…"통상·투자에 심각한 위기 초래할 것"

브라질 새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아랍권에서 잇달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 이스라엘 일간 '이스라엘 하욤'과 인터뷰에서 대사관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아랍-브라질 상공회의소의 후벤스 하눈 소장은 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발언대로 대사관이 이전하면 브라질과 아랍권의 통상 관계가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권은 브라질산 닭고기와 소고기의 2위 수출 대상국이다.지난해 아랍권에 대한 브라질의 닭고기·소고기 수출액은 135억 달러(15조원)였다.

브라질이 수출하는 닭고기의 45%, 소고기의 40%는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음식은 채소·곡류 등 식물성 음식과 어류 등 해산물, 육류 중에서는 닭고기·소고기 등이 포함된다.
하눈 소장은 "브라질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 아랍권의 육류 수입이 터키·호주·아르헨티나 등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브라질 인프라 사업에 대한 아랍권의 투자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전 세계 국부펀드의 40% 이상이 아랍권에 있다"면서 "아랍권은 브라질의 도로·철도·전력 등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있으나 대사관 이전으로 투자 계획이 취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확충은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한편, 브라질 대사관 이전 계획이 알려지고 나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고위 간부인 하난 아쉬라위는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려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계획을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쉬라위는 "브라질이 국제법에 반하는 부정적인 동맹의 대열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 대사관 이전이 이뤄지면 중동지역 안정을 해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를 팔레스타인인과 아랍 세계, 무슬림을 향한 적대적인 조치로 간주한다"고 비난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성지인 데다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내쫓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으로 어느 나라 영토도 아니다.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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