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2] 트럼프 '마이웨이' 국정운영 분수령…한반도정책에도 변수

트럼프 첫 임기 후반기 항로·재선 가도 '중대 시험대'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11·6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행정부의 향후 '항로'를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로 선거 구도가 짜인 상황에서 첫 임기의 반환점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결과에 따라 남은 2년의 국정운영과 2020년 대선 재선 가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선거유세 과정에서 이번 선거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규정했다.

그는 "나는 투표용지 위에 없지만, 이번 선거는 나에 대한 국민투표"라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해왔다.특히 트럼프 반대 진영 유력인사들을 겨냥한 '폭발물 소포' 배달사건,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사건 등 선거전 막바지에 잇따라 불거진 '증오범죄' 등의 여파로 '트럼프 대 반 트럼프' 전선은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사회 분열과 정치적 양극화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노출된 가운데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트럼프 표 어젠다들의 진로, 그리고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미 출신 이민행렬(캐러밴) 문제 등을 매개로 대대적으로 선거 이슈로 띄우는 '반(反) 이민' 정책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변되는 보호무역주의 노선, 다자협정 탈퇴와 전통적 동맹들과의 불화 등에 이르기까지 트럼프식 '마이웨이 국정'이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무엇보다 지난해 '화염과 분노'에서 올해 역사적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급반전을 이룬 북미 관계와 대북정책의 앞날에도 일정 부분 중간선거가 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중간선거 직후 북미고위급 회담이, 내년 초에는 북미 정상 간 '2차 핵 담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상·하원을 다 장악한 현재의 양원 독식 구도가 유지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첫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은 더 탄력을 받게 되고 재선 전망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트럼프 표 정책들에 힘이 실리고, 공화당 내 트럼프 대통령의 구심점도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반대로 현재의 여론조사 흐름대로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만 '접수'하더라도 얘기는 달라진다.

상원에서 공화당 우위가 유지되면 민주당이 트럼프 정부의 국정 전반에 제동을 거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는 있지만, 보수 진영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다 장악한 권력구도에 균열이 초래돼 견제와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트럼프 정부의 국정운영 드라이브도 약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각종 법률안과 예산안 심의에서부터 청문회, 증인 소환, 문서 조사 등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며 얼마든지 흔들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차기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민주당의 여론전과 정치적 공세의 파고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중간선거 성적표가 저조하면 공화당 내에서도 원심력이 커지면서 차기 당내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다른 주자들의 도전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과 과거 성 추문 등 집권 이후 계속 발목을 잡아온 '악재'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코너로 몰 수 있다.

특히 러시아 스캔들 등을 놓고 탄핵론이 재점화할 수 있다.

물론 상원에서 공화당이 우위를 유지하면 탄핵안의 의회 통과가 어렵고 자칫 역풍만 불 수 있다는 점에서 탄핵 추진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할 북미 비핵화 협상과 대북정책 전반의 흐름을 가르는 데도 중간선거가 그 풍향계 내지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간선거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 예상되는 북한측 카운터파트와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할 예정이다.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이 5개월여 만에 다시 가동돼 한동안 교착 국면이던 북미 대화가 탄력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승리를 거머쥔다면 한층 힘을 실어 대북 관여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미국 조야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지만,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김 원장과의 '톱다운'식 협상으로 대변되는 북미 대화를 이어갈 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내년 초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게 될 수 있다.

반면 하원 다수당의 위치를 민주당에 내주는 등 선거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민주당 등 의회 내에서부터 트럼프식 대북 협상 방식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추동력도 선거 승리 시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각종 청문회 개최 및 의회 보고 절차 카드 등을 꺼내 들며 북미 협상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의회를 무시한 채 '마이웨이'를 이어가는데 현실적,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더욱이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실행조치 '뜸 들이기' 등으로 북미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미국 조야의 회의론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전 '관리 국면'에서 탈피, 대북 강경론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그러나 민주당도 기본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주창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직접 대좌 등을 통해 북미 간 모멘텀을 살려가야 한다는 의지가 있는 만큼 중간선거 자체가 그다지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