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조기 노출…'2기 경제 투톱' 이번주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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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지도부 "예산 끝내고 하자"고위 당정청협의회가 열린 4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해찬 대표까지 출동했지만 관심은 온통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쏠렸다. 이 대표와 이 총리가 발언하는 동안 김 부총리는 심사가 복잡한 듯 메모도 않은 채 정면만 응시했다.
일각선 "수장 교체설로 기재부 어수선
할거면 빨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靑, 경제 정책 리더십 공백 우려에
예상보다 빠른 11월 초·중순 교체 검토
野 반발 고려하고 후보군 넓힐 경우
예산국회 끝나는 12월 교체할 수도
장 실장은 회의가 끝난 뒤 거취를 묻는 말에 “인사 문제를 내가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말이 안 된다”고 피해갔다. 같은 질문에 김 부총리는 “지난 1일 혁신성장장관회의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자리를 떴다.靑, 조기에 불거진 ‘김&장 교체설’에 당혹
경제라인 교체설이 예상보다 빨리 불거지면서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권에선 정기국회가 끝난 연말께 교체하는 수순으로 내다봤으나 예산안 심의를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경제 투톱’ 교체와 후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경제라인 교체카드가 예상보다 빨리 노출되면서 대통령의 고민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논란이 달아오르면서 후보보다 인사 시기와 교체 순서에 더 관심이 집중됐다.
세간의 관심이 온통 ‘교체설’에 쏠리면서 청와대와 기재부 내에서 수장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의 한 핵심 의원은 “당초 경제사령탑 교체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치인 장관이 국회에 복귀하는 시점과 맞물려 하려 했던 것으로 안다”며 “경질하듯 교체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 아니다”고 말했다.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김 부총리 교체에 이어 고형권 1차관과 김용진 2차관의 연쇄 인사설이 흘러나오면서 사실상 올스톱됐다. 또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나 총리실에서 검증 초기단계에 내용이 새나가면서 혼란을 부추겼다”며 “민감한 인사정보 관리에 청와대가 아마추어 같은 모습을 드러낸 셈”이라고 꼬집었다.
경제라인 교체 빨라지나
경제라인을 둘러싼 혼란이 거듭되자 문 대통령이 조기에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일 문 대통령이 ‘휴식’을 위한 연가를 사용하면서 경제 수장 교체와 관련해 2박3일간 장고를 거듭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아 12월께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우선 민주당에선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원활한 예산안 심의를 위해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12월1일 이후 개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인사를 하더라도 예산안을 끝내놓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예산안 심사 중 경제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야당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벌써부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내 경제통인 김광림 의원은 “정기국회 중 경제부총리를 교체한 전례가 없고 야당이나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자칫 예산안 심사를 포함한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어그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후임으로 각각 거론되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 등 후보군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당 관계자는 “2기 경제라인은 정책 전문성과 함께 쇄신과 변화 이미지를 담아내야 하는데 거론되는 후보들은 혁신형보다 안정형에 가깝다”고 평했다. 한국당도 청와대가 정책기조의 수정 없이 ‘홍-김’ 카드를 밀어붙인다면 전형적인 ‘돌려막기 인사’가 될 것이라며 임명 강행 시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런 점을 고려해 후보군을 넓혀 검토하면 교체 시기는 자연스럽게 12월께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부총리 후보군은 조윤제 주미 대사와 전 정부에서 정무직을 지낸 신제윤·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넓혀진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양한 지적을 염두에 두고 교체 시기와 주요 후보군의 역량을 두루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으로선 교체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형호/박재원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