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밴 막아라'…美, 멕시코 국경에 군인 7천명 사전배치

최대 1만5천명 파견 계획…민병대·자경단도 가세 움직임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 일명 '캐러밴'(Caravan)의 입국을 막겠다고 공언한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의 국경 지대에 군인 7천명을 사전 배치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펜서콜라 공항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오늘 밤 국경에 군대를 보낸 것을 보았느냐"며 "젊고 훌륭한 군인들이 (국경에) 철조망을 두르는 것을 봤다. 철조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러밴 무리 중에 "나쁜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그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출신 수천명이 생활고 등을 피해 멕시코 또는 미국에 정착하고자 대거 무리를 지어 미-멕시코 국경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중간선거 최대 이슈로 연일 부각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에 군대까지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달 31일에는 파견될 군 규모가 최대 1만5천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북부사령부 마이클 쿠차렉 대변인은 이번 주말까지 7천여명의 군인이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등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주들에 사전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배치된 군인들은 3일부터 국경에 철조망을 두르는 작업을 시작했다.7천여명은 이미 파견돼 있는 2천100명의 주방위군에, 이번에 추가 배치되는 현역 군인 5천239명을 합한 숫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같은 군 배치 계획을 실행하는 데 총 2억 달러(2천236억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주방위군과 현역군에 더해 민병대도 자발적 가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의 미국행에 대해 '침략'(invasion)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이들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호소하자, 민병대와 국경 자경단이 마치 대통령의 요청에 응답하듯 소총과 텐트, 드론(무인기) 등 관련 장비들을 챙겨 행동 개시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텍사스 민병대' 대장인 새넌 맥골리는 수일 내로 미-멕시코 국경의 리오그란데로 향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100명이 자원했다고 WP에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민병대와 자경단의 국경지대 출현은 사전에 군 내부에서 우려가 제기됐던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여겨져야 할 사안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뉴스위크가 입수한 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 당국은 이미 내부적으로 '지원'이라는 명목하에 민병대가 국경에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군은 보고서에서 약 200명의 민병대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들에 의한 약탈 등의 행위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