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말 앞두고 신종자본증권 발행 '막판 스퍼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행권의 신종자본증권(주식·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닌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막바지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6일 3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사채의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2.96%이다. 올 4월 3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이어 두 번째다. KB국민은행 측은 "보완자본 확충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표면이자율이 3.70%인 원화 신종자본증권 20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5년 콜옵션을 보유한 영구채 형태로 발행됐고, 발행금리는 올해 발행된 원화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번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신한은행은 앞서 해외에서도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본 조달에 나선 바 있다. 미국, 호주, 아시아, 유럽 등 지역을 대상으로 올 8월에 4억호주달러, 지난 3월에는 4억달러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또한 올 8월 신한금융그룹의 지주사인 신한금융지주 역시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어 자본을 조달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8일 29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5년 콜옵션을 보유한 영구채 구조이고, 표면이자율은 4.04%이다. 올 3월 발행한 242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이은 두 번째 발행이다.은행권에서는 올 초부터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졌다. 강화된 자본 건전성 기준인 바젤Ⅲ의 도입을 한 해 앞두고 금융당국의 자기자본 비율 권고치를 선제적으로 맞추지 위해서다.

조정삼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2013년 바젤Ⅱ에 맞춰 발행된 기존 신종자본증권은 자기자본 인정분에서 매년 10%씩 제외해야 한다는 점도 발행 요인이었다"며 "각 은행과 금융지주가 자기자본을 상당부분 확충한 만큼 앞으로 마무리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