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대화록] ① 비핵화·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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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5일 청와대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남북관계와 아동수당, 탄력근로제, 민생입법, 사법·선거제도 개혁, 공공기관 채용비리, 탈원전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찬을 겸해 2시간 38분간 진행된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참석했다.다음은 청와대 오찬 회동 직후 각 정당이 브리핑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대화록이다.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
▲ 김성태 원내대표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 문 대통령 =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아직 외교적으로 쓰지 않는다.대한민국에 핵이 없으니 비핵화란 북한의 비핵화다.
김 원내대표의 말씀이 맞지만, 외교적으로 그런 말을 쓰지 않으니 이해를 좀 해달라.
▲ 김성태 원내대표 =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성과를 봐가면서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미 간 튼튼한 공조'뿐 아니라 '동맹'이라는 단어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 관련 여야정 합의 문구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 그건 당연하다.
▲ 윤소하 원내대표 = 국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하고 협력해야 하지 않느냐. 남북국회회담에 대한 조건을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내야 한다.
▲ 문 대통령 =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서 꼭 처리됐으면 좋겠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 김성태 원내대표 =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에 답방할 가능성이 있는가.
▲ 문 대통령 = 당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분위기를 고려해 올해 안에 답방하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북미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그 전에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북미회담 이후에 하는 것이 좋을지에 관해 서로 여러 가지로 의견을 조율 중이다.
북미회담 결과에 따라 판단돼야지 현재로서는 아직 불확실하다.
우리 정부나 김 위원장의 입장만 갖고 되지는 않는다.
일단은 연내에 답방이 이뤄진다는 것을 가정하고 준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회가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더 논의해야 한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환영해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평양을 방문하면 답방이 관례인데 북측 정상은 한번도 답방을 못하지 않았냐. 남북관계가 지속되거나 발전하지 못하고 단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서울 답방이 꼭 실현돼서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국회도 환영하는 의견을 함께 모아 발표해 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 김성태 원내대표 = 김 위원장이 국립묘지에 헌화하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 전제되면 답방을 환영하고 국회 차원의 김 위원장 연설을 협의할 수 있다.
▲ 문 대통령 = 우리가 북측으로 갈 때도, 남북관계가 진전이 없을 때 북측이 안내하는 북측의 의미 있는 장소에 과연 우리 남측 대표단이 갈 것이냐 말 것이냐가 항상 고민이 되고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까 하는 문제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그것을 전제로 답방하는 문제가 이야기되면 서로 역지사지하더라도 북측이 난처하지 않겠느냐. 그걸 전제로 하기엔 어렵지 않겠느냐.
국회 연설은 제가 나설 문제가 아니고 국회 차원에서 화답해달라.
▲ 김성태 원내대표 = 대통령께서는 백두산 천지에 다녀왔는데 김 위원장이 내려오면 한라산에 데려갈 것 아닌가.
▲ 문 대통령 = 한라산에 헬기장이 없다.
자연환경 훼손을 하면서까지 헬기장을 만들면 논란이 있지 않겠는가.
◇ 평양공동선언·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비준 논란
▲ 김성태 원내대표 =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동의 없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미명 아래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를 일방적으로 비준 처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 문 대통령 = 처음부터 끝까지 남북관계발전법에 기초해서 대통령으로서 비준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이 국가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남북관계발전법상 북한은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특수한 관계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노태우 전 대통령의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에 입각해서도 남북관계는 특별한 관계다.
(계속)
/연합뉴스
이날 오찬을 겸해 2시간 38분간 진행된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참석했다.다음은 청와대 오찬 회동 직후 각 정당이 브리핑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대화록이다.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
▲ 김성태 원내대표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 문 대통령 =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아직 외교적으로 쓰지 않는다.대한민국에 핵이 없으니 비핵화란 북한의 비핵화다.
김 원내대표의 말씀이 맞지만, 외교적으로 그런 말을 쓰지 않으니 이해를 좀 해달라.
▲ 김성태 원내대표 =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성과를 봐가면서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미 간 튼튼한 공조'뿐 아니라 '동맹'이라는 단어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 관련 여야정 합의 문구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 그건 당연하다.
▲ 윤소하 원내대표 = 국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하고 협력해야 하지 않느냐. 남북국회회담에 대한 조건을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내야 한다.
▲ 문 대통령 =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서 꼭 처리됐으면 좋겠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 김성태 원내대표 =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에 답방할 가능성이 있는가.
▲ 문 대통령 = 당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분위기를 고려해 올해 안에 답방하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북미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그 전에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북미회담 이후에 하는 것이 좋을지에 관해 서로 여러 가지로 의견을 조율 중이다.
북미회담 결과에 따라 판단돼야지 현재로서는 아직 불확실하다.
우리 정부나 김 위원장의 입장만 갖고 되지는 않는다.
일단은 연내에 답방이 이뤄진다는 것을 가정하고 준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회가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더 논의해야 한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환영해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평양을 방문하면 답방이 관례인데 북측 정상은 한번도 답방을 못하지 않았냐. 남북관계가 지속되거나 발전하지 못하고 단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서울 답방이 꼭 실현돼서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국회도 환영하는 의견을 함께 모아 발표해 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 김성태 원내대표 = 김 위원장이 국립묘지에 헌화하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 전제되면 답방을 환영하고 국회 차원의 김 위원장 연설을 협의할 수 있다.
▲ 문 대통령 = 우리가 북측으로 갈 때도, 남북관계가 진전이 없을 때 북측이 안내하는 북측의 의미 있는 장소에 과연 우리 남측 대표단이 갈 것이냐 말 것이냐가 항상 고민이 되고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까 하는 문제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그것을 전제로 답방하는 문제가 이야기되면 서로 역지사지하더라도 북측이 난처하지 않겠느냐. 그걸 전제로 하기엔 어렵지 않겠느냐.
국회 연설은 제가 나설 문제가 아니고 국회 차원에서 화답해달라.
▲ 김성태 원내대표 = 대통령께서는 백두산 천지에 다녀왔는데 김 위원장이 내려오면 한라산에 데려갈 것 아닌가.
▲ 문 대통령 = 한라산에 헬기장이 없다.
자연환경 훼손을 하면서까지 헬기장을 만들면 논란이 있지 않겠는가.
◇ 평양공동선언·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비준 논란
▲ 김성태 원내대표 =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동의 없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미명 아래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를 일방적으로 비준 처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 문 대통령 = 처음부터 끝까지 남북관계발전법에 기초해서 대통령으로서 비준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이 국가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남북관계발전법상 북한은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특수한 관계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노태우 전 대통령의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에 입각해서도 남북관계는 특별한 관계다.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