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데이비드 호크니 '예술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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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모든 그림에는 그 나름의 규칙과 스토리가 있다. 화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그림을 그릴 때도 자신의 독특한 관점을 따르기 때문이다.
영국 화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81)도 자전적인 독특한 이야기들을 마치 일기를 쓰듯 팝아트 형식으로 풀어낸 작가로 유명하다. 1964년 영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간 그는 집마다 갖춰진 수영장 위로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광경에 매료돼 이를 모티브로 ‘수영장’ 시리즈를 발표해 명성을 얻었다. 1972년 완성한 ‘예술가의 초상’(214×305㎝)은 수영하는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사람을 마치 스냅 사진처럼 포착한 ‘수영장’ 시리즈의 대표작이다. 수영장 수면 위로 쏟아지는 햇살의 반짝임에는 작가 특유의 감성과 스토리가 녹아 있다. 빨간 재킷을 입고 서서 수영장을 응시하는 남자는 당시 호크니의 열한 살 연하 동성 연인인 피터 슐레진저로 추정된다. 슐레진저는 196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에서 미술을 강의하던 호크니와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화가와 모델로 자주 교류하며 결국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 그림은 오는 15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추정가 8000만달러(약 910억원)로 올려져 생존 작가 작품 중 경매 최고가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최고가 작품은 2013년 낙찰된 미국 조각가 제프 쿤스의 ‘풍선 개(Ballon Dog·5840만달러)’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