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7000t급 카페리 여객선 발주…국내 연안 여객업 새 바람 일으키겠다"

전남이 뛴다

인터뷰 / 이혁영 씨월드고속훼리 회장
이혁영 씨월드고속훼리 대표(오른쪽)가 목포복지재단의 배식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씨월드고속훼리 제공
이혁영 씨월드고속훼리 회장(사진)은 “지난 9월 건조 계약한 유럽형 연안크루즈선이 2020년 10월 운항을 시작하면 국내 여행업계는 물론 제주 여행객들이 깜짝 놀랄 것”이라며 “국내 해상 여행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6일 전남 목포시 씨월드고속훼리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조선소에 2만7000t 규모의 카페리 여객선을 발주한 것은 우리 회사가 처음”이라며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건조 실력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국내 조선 기술로 만든 최고의 카페리 여객선을 전 국민이 처음으로 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구에서 대학을 나왔다. 1970년대 초반 목포~제주 철선을 운항한 외삼촌을 돕기 위해 목포로 건너왔다. “실패가 귀향보다 싫었다”고 표현한 그는 외환위기 때 여객선을 인수해 씨월드고속훼리를 창립했다. 20년의 선사 운영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가 국내 최대 규모의 연안 크루즈선 신조 발주다. 이 회장은 “일본을 제외한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 여객선을 구입해 리모델링한 뒤 운항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등의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 여객선 가격이 1980년대에 비해 다섯 배나 올랐다”며 “우리 기술로 만든 여객선을 운항해보자고 과감하게 결정한 뒤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조선업계는 아직 여객선 건조 경험이 없지만 뛰어난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크루즈선을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건조 경험이 쌓이면 국내 조선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여객선을 수주하는 일도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기부와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유명한 기업인이다. 2003년부터 매년 2~3회에 걸쳐 보육시설 아동과 지역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제주 여행을 선물하고 있다. 2008년에는 목포복지재단을 설립해 노인과 장애인에게 매주 물품 지원 및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목포에서 사업을 시작해 성공한 만큼 지역 사회 환원은 당연한 것”이라며 “보육원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처음 보는 넓은 바다에서 신나게 고함 지를 때면 나눔의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국내 연안여객업계를 주도하는 회사로서 책임을 다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회장은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정부의 관심도가 낮고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으로부터 안전에 관해 불신을 받고 있어 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안전에 관한 지속적인 투자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운송기업이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여객선사도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제휴 및 영업 전략을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목포=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