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매력 높아진 배당株…수익률 2.47% '10년 만에 최고'

재테크

작년보다 배당수익률 1%P ↑
펀드투자자, 배당주 펀드로 눈길
최근 6개월새 980억 순유입

고배당주, 조정기엔 피난처 역할
연말 다가오는 지금이 투자 적기

해외 고배당주도 '눈에 띄네'
MSCI 선진국지수 배당수익률
지난 2일 기준 2.57%
신흥국지수도 3.01%로 상승
국가별 배당기준일 차이 주의해야
지난달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배당주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고배당주는 변동성이 작을 뿐 아니라 주가가 빠질수록 기대할 수 있는 배당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배당기준일인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이른 시일 안에 배당 수익을 확정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해외 증시 배당수익률도 높아진 만큼 해외 배당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시기라고 조언한다.

주가 하락에 높아진 배당수익률삼성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배당수익률은 지난 2일 기준 2.47%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4.44% 급락한 지난달 11일에는 배당수익률이 2.49%까지 올라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던 2008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에는 배당금은 늘었지만 주가가 뛰면서 유가증권시장 배당수익률이 1.62%에 그쳤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배당금이 늘거나 주가가 떨어질수록 배당수익률이 높아진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펀드 투자자들도 배당주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들어 배당주 펀드에서는 2932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최근 6개월 기준으로 시야를 좁히면 980억원이 순유입됐다. 최근 한 달 동안에도 273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며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보다 주주 환원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동성 장세 피난처”

고배당주는 과거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고배당주는 시장이 빠르게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부진하지만 조정기엔 코스피지수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낸 적이 많다”며 “흔들리는 시장에서 수익률 방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지금 배당주에 투자하면 빠르게 배당수익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과 10년물 금리가 배당수익률보다 낮아 배당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배당기준일인 연말이 가까워지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조언했다.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운용본부장 선임도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연금 고갈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어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처지”라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해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임러 등 연 6% 안팎 배당 수익 기대해외 증시 고배당주도 관심을 가질 만한 시기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 모두 배당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기준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2.57%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약 보름 만에 0.1%포인트 높아졌다. MSCI 신흥국 지수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3.01%로 더 높다. 올 들어 신흥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배당수익률이 연 저점 대비 0.5%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서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로 눈을 돌리면 높은 수준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들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며 미국 엑슨모빌(내년 예상 배당수익률 4.13%), 중국 공상은행(5.5%), 독일 다임러(6.7%), 프랑스 악사(5.9%) 등을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았다.국가마다 배당기준일이 다르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한국은 대부분 상장사가 12월 말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준다. 하지만 중국 후강퉁과 선강퉁 기업들은 지난해 기준 89%가 5~7월에 배당기준일이 몰려 있다. 유럽 기업도 통상 배당 기준일이 4~6월에 집중돼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