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멜라민식기로 매출 급상승...인천 이더멜라민

남광현 대표가 멜라민 식기 제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인천시 서구 검단산업단지에 있는 이더멜라민(대표 남광현)은 참나무가루를 함유한 멜라민식기를 개발해 대기업에 3만5000여개를 납품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충북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 공장식당에 2만여 개를 납품 완료했으며, 삼성전자 평택공장에는 내년까지 1만5000개를 공급한다. 지난 6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음식코너인 푸드월드에 5000여 개의 멜라민 식기를 납품했다.이 회사가 2013~2016년까지 3년 간 개발기간을 거쳐 만들어낸 참나무 멜라민식기가 대기업의 구내식당과 외식 브랜드 기업 구매담당자들에게 인기다. 가성비가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부터 주문도 쏟아지고 있다.

구매회사들이 이 회사의 멜라민식기에 주목하는 점은 그릇의 건조 속도다. 대형식당에서는 식기를 대량으로 세척한 뒤 빠른 시간 안에 건조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남광현 대표는 “땔감용으로 사용하는 참나무 가루를 멜라민과 섞어 그릇을 만들면 수분이 빨리 배출될 수도 있을 것같다는 엉뚱한 생각이 개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성분의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독일에서 참나무가루를 3년 동안 15톤이나 수입했다. 식기 제조과정에서 수백번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참나무 멜라민식기’는 세척 후 건조속도가 일반 그릇보다 15% 이상 빠르고 음식의 색소가 그릇에 묻어 나타나는 착색률도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외식전문업체들은 새로운 메뉴에 어울리는 멜라민식기를 공급받기 위해 음식 개발단계부터 참여를 제안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세계 각국의 음식에 맞는 다양한 그릇 디자인 개발을 위해 지금도 식기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공항터미널에 있는 음식코너에 식기를 납품할 수 있었던 이유도 아시아, 유럽, 미주 등 각 나라의 음식메뉴에 따라 맞춤형 디자인 식기를 공급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신 메뉴가 시장에 선보이면 음식을 담는 그릇도 함께 따라가야 한다”며 “음식과 조화를 갖춘 기능과 디자인을 위해 독일 프랑크프르트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소비재박람회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특허청에 등록된 자스민, 매화 등 꽃무늬 디자인 식기 특허만 30개가 넘는다.

남 대표는 이 회사를 2012년에 설립했으며, 서울 황학동 도깨비시장 인근에 국내 최초의 멜라민 식기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4% 급상승한 78억원이었으며 올해는 100억원을 넘길 계획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천지원은 올해 지역의 대표적인 고성장기업으로 선정하고 수출지원금도 지원했다. 남 대표는 “각 나라 음식의 본고장에서 인정받는 멜라민 식기를 만들어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더멜라민 제공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