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에도 국제유가 급락…WTI 선물 7개월 만에 최저

8개국 예외…시장 충격 적어
美 재고·산유량 전망치 늘어
지난달 가파르게 상승한 국제 유가가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재에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 일본 인도 등 8개국에 수입 예외를 인정하면서 예상보다 제재 효과가 크지 않았던 데다 미국의 원유 생산 전망치가 늘어나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1.41%(0.89달러) 하락한 배럴당 62.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은 7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4월6일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42%(1.04달러) 내린 배럴당 72.1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8월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2단계 이란 제재가 복원되면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이 2%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국가에 대한 수입 예외 조치가 취해지면서 시장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 5일 이란 핵합의 탈퇴에 따른 2단계 제재를 재개하면서 한국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했다. 이들 8개국 수입 물량은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미국의 원유 생산 전망치가 늘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올해 1090만 배럴, 내년 1206만 배럴로 전망했다. 각각 종전 전망치보다 16만 배럴과 30만 배럴 증가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7주 연속 상승했다. 미 석유협회(API)는 11월 첫째 주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78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