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누진제 완화 '부메랑'…7~8월 두달간 3587억 손실

정부 예상보다 850억 많은 수준
3분기 연속 적자에 경영난 가중
한국전력이 여름철 전기요금 할인으로 3587억원의 손실을 안게 됐다. 정부가 예상한 2761억원보다 850억원 많은 수준이다.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전의 경영난이 가중된다는 뜻이어서 전기요금 인상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한전에서 받은 ‘7~8월 누진제 할인에 따른 전기요금 변동 현황’에 따르면 한전의 누진제 할인 금액은 3587억원으로 집계됐다.정부는 지난 8월 이례적인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 급증이 우려되자 전기료를 일시적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시 할인 규모를 2761억원으로 내다봤다. 할인 액수가 3587억원으로 커진 것은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전기를 많이 썼기 때문이다.

전기료 할인은 소비자에게 혜택이지만 한전에는 매출 감소 요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한전의 영업적자는 올 상반기에만 8150억원, 영업 외 비용까지 합친 당기순손실은 1조2260억원에 이른다. 한전의 적자가 확대되면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해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온다.

정부는 여름철 누진제 완화에 대해 “이례적인 폭염이 와서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부는 2015년과 2016년 여름에도 누진제를 완화했다. 매번 땜질식 전기료 할인으로 한전에 비용 부담을 안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한전 재무구조를 ‘구조적’으로 악화시키는 탈원전정책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최근 한전 적자에는 원전 가동률 저하가 큰 영향을 끼쳤다.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에는 월성 1호기 원전 조기 폐쇄 비용 5700억원이 포함됐다.

장 의원은 “탈원전정책으로 한전의 경영난이 심해지면 전기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국민이 피해를 본다”며 “탈원전정책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